▲‘물빛누리호’를 이용해 얼음을 깨고 있는 모습
오지마을 물길 터주는 물빛누리호
강원 화천군 파로호에서는 일주일에 한 두 번씩 쇄빙작업이 한창이다.
화천군에 따르면 파로호는 수심이 깊어 얼음이 잘 얼지 않지만 지난 1월 중순부터 얼기 시작해 현재 파로호 상류에 10㎞ 가량 얼음이 꽁꽁 얼어있어 뱃길이 끊긴 상태다.
이곳 파로호 변에는 50여 가구가 살고 있지만 교통수단은 가구별로 소유하고 있는 소형선박뿐인데 뱃길이 얼어붙으면서 꼼짝 할 수 없어 생필품이나 가축에 먹일 사료공급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화천군은 평화의댐을 오가며 관광객을 실어 나르던 ‘물빛누리호’를 이용해 얼음 깨는 작업을 벌이고 있는 중으로 ‘물빛누리호’는 쇄빙선이 아니기 때문에 두꺼운 얼음은 깰 수는 없지만 25cm이하의 얼음은 쇄빙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얼음이 두껍게 얼어 있으면 작업을 하지 못하고 일정기간 녹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작업이 가능한 수준으로 얼음이 얇아지면 그때마다 출동해서 얼음을 깨고 주민들의 뱃길을 터주고 있다.
또한 ‘물빛누리호’는 마을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물길을 터주고 생필품과 가축사료를 가져다주거나 고로쇠 같은 봄철 수확물을 배 터까지 실어다 주기도 한다.
물빛누리호 이용백(52) 선장은 평소에는 관광객들을 파로호로 실어 나르며 구수한 입담으로 해설사 역할을 해오던 그가 비수기에는 주민들의 고충 해결을 위해 매서운 강바람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궂은일을 도맡아 한다.
또한 관리소홀로 반쯤 물에 잠겨 얼어버린 주민소유 소형어선을 물위로 뜨도록 도움을 주고 배안에 차있던 물을 퍼내주는 것도 이선장과 팀원들의 몫이다.
이용백 선장은 “이달 말까지는 선박이 지나갈 수 있도록 뱃길 터주는 일을 계속해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음 달부터는 평화의댐을 오가며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본연의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쇄빙작업에 힘든 기색 없이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이 선장은 영락없는 지역의 일꾼이다.
<권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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