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기사

현대산업개발, 부실 시공 의혹! 환경은 '모르쇠'

은쉬리 2007. 9. 16. 14:21

 

환경·안전 ‘모르쇠’ 공사만 강행

경춘선 복선전철 6공구

지적 불구 폐기물 관리 허술

녹 슨 철근 사용.....부실시공 의혹까지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발주한 경춘선 복선 전철 제6공구 서천터널(경강역사) 공사 현장은 환경문제 지적(본보 2006년 10월 25일, 2007년 5월 3일 10면보도)에도 불구하고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 도덕성이 문제가 되고 있다.

 

서울 중랑구 망우리~춘천간 81.4km의 경춘선 복선 전철사업은 총 2조4천여억원이 투입돼 오는 2009년 완공을 목표로 전체구간 8개 공구에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가평과 춘천을 연결하는 6공구 전체 구간은 현대산업개발(주)가 시공사로, 서천터널 인근 경강역사 건립은 구산토건(주)가 협력업체로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현장은 오염저감 시설 등을 갖추지도 않고 공사 진행은 물론 건설폐기물 무단 방치 등으로 본지 취재진에게 수차례에 걸쳐 적발되기도 했으나 구태의연하게 레미콘슬러지를 상습적으로 무단 투기 하는 등 환경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인체에 치명적인 알카리성 폐수가 함유된 레미콘 슬러지는 침출수로 인한 토양 및 지하수 등 오염을 막기 위해 침출수가 스며들지 않도록 바닥이 포장되거나 지붕과 벽면을 갖춘 곳에 보관토록 하는 등 무단투기를 철저히 금하고 있다.

 

지난 15일 해당 현장은 레미콘슬러지를 토양 위에 무단 투기해 침출수인 시멘트 물이 인근 토양은 물론 도랑의 수질을 오염시켜 놓았으며, 파란 천막을 이용해 교묘하게 덮어 놓는 등 비양심적인 환경관리를 보였다.

 

또 오염저감시설 없이 폐콘크리트를 보관 중이며, 현장 곳곳에는 레미콘슬러지 무단 투기 흔적 및 심하게 녹슨 자재와 장갑, 비닐봉투, 부직포 등 폐기물이 어지럽게 널려져 있어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는 등 현장관리에는 전혀 무관심한 상태다.

 

 

게다가 기존 도로와 경강역사 사이에 작은 도랑이 형성돼 물이 흐르고 있으나 도로 굴착 과정 등에서 발생된 콘크리트가 그대로 법면 토석에 섞인 채 매립 및 노출돼 있는 상태로 수질오염 우려마저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경강역사 기둥 아래에는 직경 40cm 가량의 폐콘크리트가, 인근에는 원형 콘크리트 관이 매립돼 노출돼 있는 등 부적절한 폐기물 처리로 인한 불법 매립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터널공사 과정에서 발생된 숏크리트와 폐콘크리트 덩어리가 일반 토양에 섞여 있는가 하면 집 채 같은 숏크리트 덩어리 상당량이 일반 모암에 섞여 방치돼 있는 등 심각한 폐기물 관리 부재를 드러냈다.

 

 

이밖에 경강역사가 들어설 기둥에는 녹슨 철근이 흉물스럽게 노출돼 있어 녹슨 철근 사용 의혹을 불러일으키며 부실시공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와 관련해 취재진이 지난 달 30일 경강역사 기둥 30여개에서 철근 상단 부분 1m~2m 가량이 심하게 녹슨 채 노출돼 있는 것을 목격했고, 취재 결과 이렇게 방치된 것이 수개월째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 당시 현대산업개발 담당자는 “철근 부식을 방지하는 방청제를 수시로 바르고 있으며 차후 녹 제거제로 녹을 제거키로 감리단과 협의 했다”며 “녹 슨 상태가 심하면 쇠부러쉬로 제거하면 된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또 감리사인 평화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철근 끝에 비닐봉지 등 캡을 씌우는 것은 녹 방지 목적이 아니라 미관상 안 좋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씌우는 것”이라며 “캡을 씌워도 녹은 발생하는데 단지 산화(부식) 속도가 느린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녹 슨 정도가 장갑으로 만져서 묻어 나오면 녹을 제거한 후 사용해도 구조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철근에서 녹딱지가 떨어질 경우 해당 시공법에 따라 단면적 검사 등을 통해 판가름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구조물 철근 시공시 녹 슨 철근은 사용하지 않고 녹을 완전히 제거한 후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지만, 이날(8월 30일) 취재진은 경강역사 구조물 철근 시공시 심하게 녹 슨 철근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포착했다.

 

이는 시공사가 원칙을 무시하고 자재 반입 지연 및 철근 보관 방법 등 소홀로 발생된 녹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고 있음에도 감리단에서는 이를 문제 삼지 않고 있다는 모순을 나타낸 것.

 

현재 녹 슨 채 노출됐던 부분은 콘크리트 타설이 이뤄진 상태이며, 감리단이 보유한 자료사진은 원거리에서 검측 주요 장면을 현장 전체로 포커스를 맞춰 촬영하기 때문에 녹 제거 여부 확인은 불가능하다.

 

결국 모든 걸 감리단 및 시공사의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다는 맹점이 돌출되면서 자칫 관리감독 소홀 등으로 인해 부실시공의 우려가 그대로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녹슨 철근 사용은 철근과 레미콘사이에 수막현상이 발생돼 흡착력 저하로 강도가 나오지 않을뿐더러 녹 제거 역시 녹물이 바닥에 떨어져 바닥에 대한 흡착력 저하 및 환경적으로 위해한 만큼 녹 슨 철근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부실시공 등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경춘선 복선전철 7, 8공구는 노출된 철근에 하나 같이 캡을 덮어 씌워서 녹 발생 속도 완화는 물론 미관상 보기 좋게 하고 있는 등 같은 전철 노선의 공사현장에서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거푸집으로 싸여 있는 부분은 철근에 녹을 완전히 제거한 후 콘크리트 타설을 실시했다”며 “타설 당시 감리단에서 철근 시공 상태 등을 확인했기 때문에 결코 녹 슨 철근은 사용하지 않았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하지만 현장을 확인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액체 성분의 녹 제거제는 분사식인데 어떻게 가로로 반듯하게 녹을 제거할 수가 있겠느냐”며 “수백개의 녹슨 철근이 그대로 노출돼 있는 점으로 미뤄 그냥 사용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시공사 관계자의 주장을 일축했다.

 

또 그는 “레미콘슬러지 무단 투기 등으로 북한강 수질오염 우려에 대해 수차례에 걸쳐 지적 했는데도 시정조치 안되는 현장은 이곳 뿐”이라며 “이는 감리단의 책임 있는 관리감독이 실추 된 것”이라고 무책임한 감리단에 경종을 울렸다.

 

이처럼 해당 현장은 산속 공사라는 이점으로 행정기관의 관리감독 사각지대란 점을 악용하고 감리단의 허술한 관리감독도 한 몫 하고 있는 탓에 환경관리는 뒷전으로 미루고 공사 진행에만 급급해 하고 있다.

 

착공된 지 8년째를 접어든 경춘선 복선전철 6공구 현장, 환경을 뒤로 한 채 강행되는 공사로 인해 오염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인 만큼 시공사는 올바른 환경마인드를 갖고 공사에 임해야 할 것이다.

(춘천 권혁경 기자)

 

환경일보 www.hkilbo.com(9월 18일 10면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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