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기사

현대건설, 폐기물 관리 ‘걸음마 수준’ 충격...관리감독 부실 탓?

은쉬리 2015. 10. 5. 22:58

레미콘 토양 오염, 폐콘크리트 불법 재활용, 이물질 섞인 토사 사용 등

 

도로 건설현장에서 환경과 폐기물 관리를 뒷전으로 미룬 채 공사만 강행, 환경부재의 심각성이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혹자들의 곱지 않은 지탄을 받고 있어 발주처 등의 지속적이고 철저한 책임 있는 지도와 관리감독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특히 레미콘 슬러지 관리 부실에 따른 토양·지하수, 개천 수질 오염 우려 및 나무뿌리가 섞인 토사 사용에 따른 부실시공도 우려되고 있는 등 총체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5일 현재 취재진이 환경단체와 해당 현장을 둘러본 결과 소중한 자연과 환경보호는 사치로 치부될 뿐 상흔에 지친 아수라장을 방불케 해 대형건설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공사현장 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을 정도로 경악그 자체였다.

 

이 같은 문제를 드러낸 곳은 국토교통부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서 발주하고 현대건설이 시공 중인 전곡~영중 도로건설공사 1공구현장.

 

시멘트 위해성 망각...레미콘 슬러지, 폐콘크리트 관리 부실

 

환경부에 따르면 레미콘에 함유된 알카리성 폐수의 시멘트 물은 독성이 강해 인체와 환경에 매우 치명적인 만큼 침출수로 인한 토양 및 지하수 오염 방지를 위해 토양 위 무단 투기 행위 금지 및 레미콘 타설 후 남은 잔여 슬러지는 레미콘 회사에 회송처리가 원칙이다.

 

또한 야간작업 등 부득이하게 현장 내에서 처리하게 될 경우 외부로 누수가 안 되는 철제함 등 완벽한 차수막시설을 갖춘 곳에 보관해야 한다.

 

그 이유는 시멘트에 함유된 중금속 가운데 6가크롬은 인체에 가장 직접적인 악영향을 주는 발암물질이며 특히 알레르기성·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해 아토피 질환을 더욱 악화시키고 신장과 간에도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사진 회색부분) 하지만 해당 현장은 보관함에 비닐을 깔고 레미콘 슬러지를 보관 하였으나 인근 주변으로 시멘트 물이 흘러나와 흥건하게 고여 있는 등 토양 오염은 물론 약 3m 떨어진 개천 수질마저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이 같은 현상은 다른 곳에선 더욱 심해 주변 토양을 온통 시멘트 물로 오염 시키면서 굳어 있다. 상태로 봐선 꽤나 오래된 듯 한데 여지껏 방치하고 있다는 건 시멘트 위해성 망각 및 현장 관리가 부실하다는 것을 고스란히 보여준 꼴. 앞으로라도 그 위해성을 항시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사진) 이처럼 시멘트 위해성을 잊고 있다 보니 폐기물인 공시체(일명 몰드), 더욱이 부서진 것까지 저감시설도 갖추지 않고 보관, 바람이 불 때 시멘트 가루 발생 및 비산이 예상되고 있다.

 

 

 

 

 

 

(사진 회색부분) 설상가상, 교각 거푸집 철거 및 표면 고르기 작업 과정 등에서 발생한 폐콘크리트 잔재물을 제대로 수거하지 않거나 여러 군데에 걸쳐 아무렇지 않게 방치해 자칫 토사에 섞여 부적절하게 사용될 우려마저 낳고 있다.

 

그리고 항상 잊어서는 안 될게 시멘트에 함유된 유해 환경호르몬인 6가크롬은 견고하게 굳은 콘크리트에서는 방출되지 않지만 마모되거나 부서진 표면에서 발생한 미세분진 속에 다량의 크롬이 함유돼 신체 내로 침투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폐콘크리트 중간 처리 없이 현장 재활용 경악

 

더욱이 충격적인 것은 건설폐기물인 폐콘크리트 덩어리를 중간처리 과정도 거치지 않고 성토재로 버젓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진 원안) 현행법상 폐콘크리트 등 건설폐기물(건설폐재류)은 폐기물처리시설에서 중간처리 과정을 거쳐 순환골재 기준에 적합할 경우 재활용이 가능한데 이 현장은 거대한 폐콘크리트를 수로관 상부 성토재에 섞어 사용하는 어처구니없는 모습을 보이면서 폐기물관리가 아예 실종됐다.

 

한 가지를 보면 열 가지를 알 수 있다고 이 모습만 봐도 폐기물관리 의식이 밑바닥을 맴돌고 있다는 것을 충분하게 짐작 가능케 한다.

 

해당 현장은 폐콘크리트를 중간처리 과정도 거치지 않고 현장 내에 재활용한 것에 대해 어떠한 이유를 들더라도 정당화 할 수는 없다. 폐기물관리법이 엄연하게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폐기물 관리 부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라 그 흔한 그물망 등 기초 저감시설도 갖추지 않고 폐기물은 혼합보관 하는 등 상흔에 지친 아수라장을 방불케 하면서 폐기물 관리도 매우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법에 따르면 건설폐기물은 가연성·불연성, 성상·종류별로 분리 선별해 바람에 흩날리거나 침출수가 발생되지 않도록 방진덮개 등 저감시설을 갖춘 곳에 보관해야 하며, 작업인력이 생활하면서 배출시키는 음료캔, 종이컵, 음식물쓰레기 등 생활계폐기물 역시 별도 보관해야 한다.

 

 

 

 

(사진) 그러나 해당 현장 곳곳에는 폐플라스틱, 폐합성수지류, 폐종이류, 폐목재, 철근, 심지어는 음료캔, 종이컵 등을 혼합한 마대자루가 덮개시설 없이 보관, 마치 내키는 대로 갖다 버린 듯 한 인상을 주면서 환경은 이미 딴 나라 법으로 전락했다.

 

(사진 원안) 게다가 인체와 환경에 매우 유해한 성분이 함유돼 있는 락카를 사용한 후 현장에 그대로 버려놓은 상태다. 취재진이 집어서 흔들어 보니 내용물이 소량 남아 있는 상태였다.

 

 

(사진) 또한 폐기물 임시야적장에 설치한 표지판의 건설폐기물 구분이 임목폐기물로 명시돼 있었으나 실제로 보관 중인 것은 성상이 다른 폐기물 이였으며, 방진덮개 설치도 허술 하는 등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폐기물관리 모습을 보였다.

 

(사진) 이와 함께 그물망 등 방진덮개도 갖추지 않고 폐토사를 보관, 부적절한 처리가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현장 곳곳에 사용한 성토재에 나무뿌리가 섞여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사진) 이밖에 토사 이송 거리가 짧고 현장 내란 이유 때문인지 운송차량은 아예 덮개를 활짝 개방한 채 운행, 대기오염 가중 및 인근 주민 등의 먼지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부실시공도 우려...나무뿌리 섞인 토사 사용

 

특히 이 현장은 나무뿌리가 섞여 있는 불량 토사 사용에 따른 부실시공 우려도 제기됐다. 실제 다른 토목 건설현장 관계자가 문제의 사진을 보고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사진 원안) 성토재 표면에 널려 있는 나무뿌리를 언뜻 봐도 눈에 쉽게 띄는 데도 골라내지 않고 있는 점에서 추측해 본다면 현장 관리엔 관심이 없고, 견실시공 의지가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게 아닐까?

 

한 감리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모든 공사현장의 시방서에 명시한 토사 사용 규정은 나무뿌리 등 이물질이 섞이지 않은 양질의 토사를 사용하라고 돼 있다. 현장 내 야산 절·성토 과정에서 발생한 토사를 활용 하더라도 최소한 채망(채바가지)으로 걸러 나무뿌리가 섞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설령 이물질이 섞인 토사를 성토재로 사용해도 공사시방서에 명시한 품질(강도 등)을 충족한다 하더라도 장기적인 측면에서 한 번쯤은 고민해 볼 문제다. 왜냐면 토목 전문가들 대부분은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한 토목 전문가는 나무뿌리 등 썩을 우려가 있는 물질이 섞이지 않은 양질의 토사를 사용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라며 나무뿌리 등 이물질이 섞인 토사를 사용하면 오랜 시간이 경과할 경우 나무뿌리가 섞어 빈공간(공극)이 발생해 침하, 도로 노반 균열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그는 옛말에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이란 말이 있는데 이 말은 오이 밭에서는 신발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자두)나무 아래서는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뜻으로 즉, 쓸데없이 의심받을 일은 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홍용기 ()한국자연경관보전회 환경감시단원은 이물질이 섞인 불량토사를 본선라인 성토재로 사용한 책임에 대해 관리감독 기관인 발주처와 감리사 등은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며 공사시방서에 명시한 골재 품질과 같지 않을 경우 부실시공 방지를 위해 전량 걷어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어 그는 해당 현장의 문제점은 발주처와 감리사의 현장점검과 현장순찰 등이 형식적인 행위로 이뤄졌기 때문이라며 현장 순찰을 돌때 형식적인 행위로 둘러보지 말고 고생스럽고 힘이 들더라도 일일이 발품을 팔아 걸으면서 구석구석 세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혁경 기동 취재부장>

 

HBS뉴스광장 http://www.hbsnews.com/ynews/ynews_view.php?code=&pid=8651

 

위의 내용(, 사진)은 본지 기사 편집 방향에 따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