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화, 환경 ‘소귀에 경 읽기’...발주처 환경 관리 철저 ‘헛말’

주문진~속초 간 고속도로 4공구, 저감시설 없이 폐기물 방치 등

한국도로공사에서 발주하고 ㈜흥화가 시공 중인 ‘주문진~속초 간 고속도로공사 제4공구’ 현장은 수차례 지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폐기물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관계 당국의 지도와 단속의 손길은 멀기만 하다.

 

특히 한국도로공사가 통보해 온 지적사항에 대한 민원 회신 내용은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한 헛말이란 사실이 입증됐다.

 

본 기자는 지난 3월 13일, 6월 25일 등 두 번에 걸쳐 해당 현장의 환경관리 부실에 대해 기사를 다룬 적이 있다.(http://www.snsreporter.co.kr/sub_read.html?uid=3579§ion=sc4§ion2=환경 http://blog.daum.net/khk2021/15712611)

 

그리고 한국도로공사는 “향후 현장 환경 관리에 철저를 기하겠습니다.” 등의 내용을 회신해 온 바 있으나, 아직까지 개선되지 않은 환경관리 부실 원인은 발주처와 지자체의 지도 단속이 ‘솜방망이 처벌’ 때문이란 게 일각의 지적이다.

 

지난 13일 현재 (사)한국자연경관보전회 환경감시단과 해당 현장을 답사한 결과 발견한 환경문제점을 간략하게 짚어 봤다.

 

■ 폐기물관리 수준 여전히 부실 

 

 

 

 

▲(사진) 해당 현장 사무실 인근 자재 야적장에는 온갖 다른 성상의 폐기물을 분리선별 하지 않은 채 혼합 보관, 마치 내키는 대로 갖다 버린 탓에 아수라장이 되면서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고 있어 클린현장으로 가기엔 너무나 요원했다.

 

심지어는 폭발 위험성이 있는 부탄가스통과 작업 근로자들이 배출하는 음료수병 등 생활쓰레기와 안전모까지 혼합 보관 중이며, 이 같은 상황은 철제 암롤박스에도 마찬가지로 폐기물의 분리 선별 등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결국 건설폐기물 배출자는 당해 건설현장에서 발생되는 건설폐기물을 재활용 가능성, 소각가능성 여부 등에 따라 종류별․성상별로 구분, 수집, 운반, 보관, 배출해야 한다는 현행 폐기물관리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

 

그리고 항상 머릿속에 염두해 두어야 할 사실은 폐기물관리법상 ‘배출’이란 용어는 사람의 생활이나 사업활동 과정에서 사용된 제품, 원료 등의 재화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아니하여 폐기된 시점을 말하며, 발생된 폐기물을 처리의 목적으로 당해 사업장 밖으로 폐기물을 반출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사진)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근처는 물론 다른 곳의 부지에도 별도 분리 보관해야 할 건설폐재류인 폐콘크리트 잔재물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으며, 자재관리가 허술한 탓인지 경화된 시멘트 덩어리가 교각하부에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다.

 

이러한 폐기물 관리 부실로 인해 자칫 그대로 토양에 섞이거나 매립 위기에 처해 있는 등 부적절한 처리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인데도 현장에선 두 손을 놓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사진) 설상가상, 기름성분이 함유된 지정폐기물은 인체와 환경에 매우 위해하기 때문에 바닥과 지붕, 옆면이 완벽한 차단막시설을 갖춘 곳에 보관해야 하는 데도 엔진오일 용기를 토양 위에 버젓하게 보관하고 있다.

 

더구나 엔진오일 용기 입구를 완전 밀봉하지 않아 비가 올 경우 빗물 유입으로 넘칠 우려도 배제할 수 없어 토양은 물론 목장갑마저 지정폐기물로 처리해야 하는 등 위험천만한 상태다.

 

▲(사진) 또한 임목폐기물 역시 흙먼지 등이 대기로 비산하는 것을 저감하기 위해 방진덮개 등 저감시설을 설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저감시설 없이 버젓하게 방치하고 있어 대기오염 우려는 물론 볼썽사납기까지 하다.

 

▲(사진)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날 토사를 운송 중인 공사차량은 현장 내란 이유 때문인지 적재함 덮개를 아예 개방한 채 운행, 비산먼지 발생 및 대기오염을 가중시키고 있는 상태다.

 

▲(사진) 현행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시행령 제24조 제1항 제1호 타목에 따르면 다리, 축대, 육교, 터널, 고가도로 및 삭도 등은 광고물 등의 표시가 금지되는 지역 및 장소인데도 불구하고 교량 건립을 위한 시설에 버젓하게 자사명과 발주처 등을 알리는 홍보용 광고물을 설치해 놓고 있다.

 

더욱이 통행량이 빈번한 도로에서 쉽게 눈에 띄일 수 있게 거대하게 표시해 놓고 있어 다분히 고의적인 홍보의도가 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이 홍보용 광고물이 불법 여부를 떠나서 또 다른 문제점을 안고 있다. 광고물 설치 목적이 현장 등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인데 오히려 이 같은 자기중심적 이기적인 행위로 인해 운전자들이 눈의 피로를 더 느끼게 돼 자칫 안전사고마저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 결론

 

이처럼 폐기물 방치 등 환경문제점은 발주처와 감리사의 현장점검과 시공사의 현장순찰이 형식적인 행위에 불과한 ‘눈 뜬 장님’ 격이기 때문이란 게 주변의 중론이다.

 

그래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현장 순찰을 돌때 차량을 이용해 형식적인 행위로 둘러보지 말고, 고생스럽고 힘이 들더라도 일일이 발품을 팔아 걸으면서 구석구석 세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건설업계 관계자는 “얼핏 봐도 눈에 잘 띄는 환경문제를 개선하지 않고 있는 것은 현장관리가 부실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 같은 현상은 관계자들이 차량을 타고 현장을 둘러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므로 고생스럽고 힘이 들더라도 발품을 팔아 현장을 둘러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따라서 해당 현장은 남은 공정기간 동안 환경과 폐기물관리에 허술함을 드러내지 말고 올바른 환경마인드를 갖고 공사에 임해야 하며, 발주처와 감리사 등은 재발 방지를 위해 지속적이고 책임 있는 모니터링을 통해 시공사 관리를 펼쳐야 할 것이다.

<권혁경 기동취재부장>

 

환경경찰신문 http://www.environnews.co.kr/ylife/ynews_view.php?code=LF04&pid=7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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