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기사

축소형 황하강!

은쉬리 2006. 6. 20. 11:12

 

사진설명 : 시공사의 무책임한 환경관리로 인해 고탁도의 흙탕물로 변해버린 하천


‘환경 무시’ 시공사로 오염 심각

흙탕물 유입 저감시설 미흡


청정함을 자랑하던 원주 판부면 금대리 계곡하천이 시공사의 무책임한 환경관리로 인해 고탁도의 흙탕물로 변해버려 지역 주민들의 원성이 높다.


원주시에 따르면 원활한 교통소통 및 지역발전을 위해 발주한 ‘판부면 금대리 회륜 소교량 재가설공사’는 (주)진양이 도급을 받아 지난 3월 24일 착공, 오는 9월 19일 완공을 목표로 현재 공사가 진행중이다.


그러나 해당시공사는 교량공사를 위해 설치했던 임시 가교를 철거하면서 허술한 오탁방지망만을 의지한 채 아무런 오염저감시설 없이 중장비를 하천에 투입, 콘크리트 가교를 파쇠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된 콘크리트 가루와 중장비 하부에 묻은 기름, 고탁도의 흙탕물이 하천에 유입돼 생태계파괴 및 수질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19일 본지 취재진이 제보에 따라 현장에 도착해 흙탕물 유입상태를 살펴보니 공사현장에서부터 약 4km에 이르는 폭 2~3m의 하천은 고탁도의 흙탕물로 뒤덮여 하천바닥 식별이 불가능했고, 마치 황하강을 연상케 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


공사현장 아래 5m, 10m지점에 흙탕물 저감을 위해 오탁방지망을 설치했으나 흉내만 낸 탓에 고탁도의 흙탕물이 오탁방지망 하단과 좌·우, 위로 흘러내리고 있었으며, 흙탕물로 덮인 하천 구간 2개의 소계곡에서 깨끗한 물이 유입되고 있었으나 고탁도의 흙탕물을 희석시키기에는 역부족인 듯 그대로 흡수돼 버렸다.


지역주민 심 모씨는 “금대리 계곡은 청정자연 보호·보존 지역으로 옛날에는 계곡물을 그대로 마셨다”며 “공사가 시작된 후 흙탕물 유입이 심해 시청과 시공사에 몇 번이나 전화를 했지만 모두 허사였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해당현장 관계자는 “장마 이전에 가교를 철거하기 위해 공사 진행중으로 오탁방지망이 2곳이나 설치돼 있고 지역주민들한테 공사시 발생되는 흙탕물이 내려가는 것에 대해 사전 양해를 얻었다”고 해명, 환경마인드 부족을 보여줬다.


또 “현장 아래에 침사지를 설치하고 싶어도 지형특성상 중장비 투입이 불가능해 그대로 작업을 진행했다”며 “침사지를 조성하면 물이 범람해 계곡에 설치된 휴식시설(평상)까지 위태로울 수 있다”고 변명에 급급했다.


그러나 환경전문가들은 흙탕물 등 유입은 수서생물·어류 등을 폐사시키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되기 때문에 오염저감시설을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설치한 후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윤종성 (사)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 중앙환경감시단장 “폐콘크리트 잔해물과 흙탕물은 물고기의 아가미를 막아 폐사시키는 등 하천생태계 훼손 및 교란시키는 가장 큰 원인”이라며 “공기 단축에 앞서 사전에 환경오염 저감시설인 침사지 등을 설치해 생태계파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대부분의 하천공사 현장이 공사금액 문제를 이유로 오염저감시설을 대충 설치, 흉내만 내고 있다”며 “하천공사 현장에 대한 행정당국의 각별한 관리감독과 이에 따른 강력한 법적조치로 ‘환경 무시, 공기 단축’의 무책임한 현장에 경종을 울려야만 환경오염 행위가 자의적으로 근절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청 관계자는 “하천공사시에는 침사지를 조성한 후 부직포를 깔고 그 아래에 오탁방지망 설치를 업체에 지시하고 있다”며 “해당 현장을 확인 한 후 조치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원주 권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