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공사, 땅장사 급급!

춘천 거두택지지구 환경은 ‘뒷전’ 2006-06-07 16:20
공사현장 발생 폐기물 관리소홀
차량덮개 없어 비산먼지 발생 가중
 
춘천시 동내면 거두리에 조성중인 택지개발 공사현장의 환경오염 저감시설 미흡 및 환경관리 소홀로 인해 토양·수질오염 우려와 함께 도시미관 훼손으로 인근 주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한국토지공사 강원본부에 따르면 무주택 춘천시민에게 택지를 공급하고 지역 균형개발 촉진을 위해 발주한 ‘춘천 거두2지구 택지개발사업 조성공사’ 현장은 총 293,762m² 규모의 면적을 조성하기 위해 공사가 진행중이다.

 

특히, 해당공사 현장을 관통해 흐르고 있는 소하천은 석사천을 통해 북한강 상류인 공지천으로 유입되기 때문에 공사진행시 토사 및 기름성분, 폐기물 침출수 등의 유출 방지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곳이다.

 

폐기물 관리법 제25조에 따르면 건설현장 내에서 발생되는 폐기물은 임시야적장에 적치 후 방진막을 설치하고, 폐기물 발생일을 기재한 후 90일 이내에 적법하게 처리해야 한다.

 

또한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제6조에 따르면 폐기물은 종류별·성상별로 구분해 외부로 흩날림 또는 누출 예방조치 및 침출수가 유출되지 않도록 한 후 보관해야 하며 위탁받은 폐기물은 30일 이내에 처리토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해당현장에 대해 지난해 본보(2005년 11월 7일 10면 보도)에서 토사유출 저감시설 미흡과 관리소홀, 사업장폐기물 무단 방치, 레미콘슬러지 무단 투기 등 심각한 환경오염 우려를 지적, 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현장은 7개월이 지난 현재 공사현장에서 발생된 폐콘크리트를 이동식 크라샤를 이용, 순환골재로 재사용하기 위해 조성한 폐기물 임시야적장에 폐콘크리트와 각종 생활폐기물을 혼재해 보관하면서 방진벽만 조성한 후 방진망을 덮지 않아 먼지발생은 물론 침출수로 인한 2차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임시야적장 표지판에는 폐기물 반입날짜가 지난해 10월로 명기된 채 수량(중량), 반출날짜 등이 기재돼 있지 않아 폐기물 관리의 허점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인체에 치명적인 알카리성 폐수가 혼합된 레미콘슬러지는 침출수로 인한 토양·수질오염 방지를 위해 지정된 곳에 차수막시설을 한 후 보관, 관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임시야적장내에 무단투기하는 등 심각한 환경오염에 노출돼 있다.

 

이밖에 대기환경보전법 제28조에 따라 비산먼지 발생 억제시설인 세륜·세차시설 및 방음벽 등을 설치하고 작업 구간에 살수차를 수시로 운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방진벽, 방진망 등 설치 미흡과 일부 공사차량이 덮개 없이 토사 운반, 노면 살수 미실시 등으로 인해 비산먼지 발생을 가중시켜 현장이 먼지 천국으로 변해 버렸다.

 

또 해당현장은 지형적 특성상 공사현장을 관통하는 지방도로를 일반차량이 이용해 운행하고 있고, 공사현장을 진출입 할 수 있는 곳이 5곳, 문화재 발굴 현장 진출입구가 1곳인데도 세륜기는 단 한곳에만 설치했으며 그나마 세륜세차가 허술해 도로에 토사가 유출되고 있다.

 

또한 토지 보상이 끝난 택지개발 예정부지내 한 쪽에는 각종 폐기물이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어 우수시 폐기물에서 발생한 침출수가 인근 소하천에 유입돼 수질오염이 우려되는 상태지만 수개월째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돼 있다.

 

이로 인해 거두 부영아파트 주민들은 공사현장과 도로에서 발생된 극심한 먼지에 노출돼 건강을 위협받고 있는 등 생활불편을 겪고 있어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 김모(35. 부영A)씨는 “아파트에서 공사현장을 바라보면 마치 황사현상이 발생된 것 같이 뿌옇게 보인다”며 “한국토지공사의 관리감독 소홀로 시공사가 쾌적한 도심환경을 훼손, 주민들의 건강과 생활불편을 무시한 채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공사현장 관계자는 “폐콘크리트는 두달전에 반입된 것으로 크라샤를 옮겨와 파쇄하기에는 물량이 적어 그대로 쌓아 놓은 것이며 다른 폐기물은 조만간에 위탁 처리할 예정인데 방진벽을 설치했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 아니냐”고 말해 환경마인드 부족을 드러냈다.

 

또 폐레미콘슬러지 무단 투기와 세륜세차 허술에 대해서는 “현장관리 인원이 부족하다보니 항시 상주해 관리감독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간헐적으로 발생된 사안이니 만큼 작업차량에 대한 환경교육에 신경을 쓰겠다”고 해명했다.

 

그는 택지개발 지구내 각종 폐기물 방치에 대해서는 “토지소유주가 쓰레기조차 치우지 말라고 해서 못 치우고 있는 상태”라며 “한국토지공사와 토지소유주와의 원만한 합의가 이뤄져야만 치울 수 있다”고 시공사의 입장을 설명했다.

 

(사)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 춘천지부 한규현 환경감시단장은 “한국토지공사가 완벽한 행정절차에 대한 마무리 없이 마구잡이식 개발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오해는 결국 ‘땅장사 하는 공기업’이란 오명을 뒷받침 해주는 것”이라며 “공사진행에 앞서 주민과 환경을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춘천=권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