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법 무지 공무원

환경법 적용 부재 오염 부추겨 2006-04-11 17:18
 
환경단체 “환경오염 저감시설 전무”
춘천시 “인허가상 문제 없어 괜찮다”
 
춘천시가 상하수도 차집관로 교체 공사과정에서 발생된 폐아스콘을 재생아스콘으로 사용하기 위해 폐기물중간처리업체에 위탁처리 한 후 관리감독 소홀 및 환경법 적용 능력 부재로 인해 토양 및 지하수 오염을 부추기고 있어 환경단체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춘천시는 지난해 신동면 올미마을 차집관로 공사 등에서 발생된 폐아스콘을 재생아스콘으로 사용하기 위해 K업체에 위탁했고 K업체는 춘천시 송암동 소재 야구장 인근 공터 약 100여평의 부지에 이동식 폐아스콘 재생시설 7대를 설치했다.

 

춘천시 관계자에 따르면 재생아스콘 생산업체는 시설물 설치 승인을 득한 후 공사현장에서 재생아스콘이 필요할 때마다 아스콘 재생산 작업 신청을 하고 춘천시가 비산먼지, 침출수, 배수로 등 환경관리에 대한 점검을 한 뒤 승인하면 업체는 폐아스콘을 해당 부지에 반입해 재생아스콘 생산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그러나 K업체는 지난해 소량의 재생아스콘을 생산한 뒤 동절기 공사 중지 등의 제반 여건 때문에 작업을 중지한 후 폐아스콘 300여톤을 반입해 비산먼지와 침출수로 인한 토양오염 등의 방지를 위한 아무런 저감시설 없이 수개월째 방치하고 있다.

 

이로 인해 도시미관 훼손은 물론, 현장 곳곳에는 파쇄 및 재생과정에서 발생된 폐아스콘이 토양에 섞인 채 흩어져 있었고 재생과정에서 발생된 기름성분이 군데군데 토양을 오염시키고 있는가하면 폐아스콘에서 발생된 침출수가 토양 속으로 스며들어 지하수 오염마저 우려되고 있다.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제6조에 의하면 폐기물 보관시 외부로 흩날리거나 누출 예방 조치를 취하고 위탁받은 폐기물은 30일 이내에 처리토록 명시돼 있으나 해당 현장은 6개월 넘은 현재까지도 아무런 오염저감 시설도 갖추지 않은 채 방치하고 있는 상태이다.

 

또한 이동식파쇄시설을 건설공사 현장에 설치해 폐콘크리트 또는 폐아스콘을 파쇄해 재활용하고자 할 때에는 ‘건설폐기물의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21조’의 규정에 따라 처리시설의 바닥을 시멘트 및 아스팔트 등의 재료로 포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해당 현장은 농지 위에 그냥 적치해 놓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본지 취재진이 해당 업체에 수십차례에 걸쳐 전화 통화를 시도했으나 끝내 연결되지 않아 춘천시 재활용계 관계자에게 현장에 대한 환경오염 우려의 심각성을 통보한 후 해당 업체에 대한 지도단속을 요청했다.

 

그러나 춘천시 재활용계 왕모 계장은 “현장에 나가 봤지만 아무런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뭐가 문제냐 폐아스콘은 고형화 돼 있기 때문에 비바람이 불어도 먼지 등은 절대 발생하지 않으니 차수막시설이 필요 없지 않느냐”고 반문해 해당 공무원의 환경관리 의식 부재를 보여줬다.

 

이에 본지 취재진이 “재생아스콘 생산 장소가 북한강과 직선상 150여m 정도 떨어져 있는데 아무런 오염 저감시설을 갖추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이냐, 폐아스콘을 6개월이 넘도록 오염에 노출시킨 채 방치한 업체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것이냐”고 강력히 항변하자 그는 “그럼 해당 업체에 치우라고 통보하겠다”고 답변했다.

 

상하수도 차집관로 교체공사 발주처인 춘천시청 하수과 황모씨는 “지난해 말 춘천경찰서에서 인허가 관련 자료에 대한 검토결과 아무런 문제점이 없음을 통보받았는데 뭐가 문제냐”며 “인·허가상의 문제점이 없으니 괜찮은 것 아니냐”고 오히려 본지 취재진을 질책했다.

 

또 “공사발주가 올 연말까지 설계돼 있고 재생아스콘을 항상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가끔씩 사용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발생되지 않는다”고 말해 오히려 업체를 옹호하는 듯한 이미지를 풍겼다.

 

한규현 (사)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 춘천지부 환경감시원은 “폐아스콘을 고온으로 가열해 재생산하는 과정에서 액화형 기름성분 등이 발생된다”며 “비포장 바닥위에 폐아스콘을 장기간 방치하는 것도 문제지만 재생과정에서 발생된 폐아스콘 부스러기를 토양 위에 아무렇게나 버려 둔 것이 더욱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사업장 폐기물은 침출수로 인한 2차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차수막 시설 등을 갖춘 보관창고에 보관해야 한다”며 “폐기물 특성상 보관창고에 보관이 불가능하다면 최소한 배수로를 조성하거나 비바람에 흩날리지 않도록 방진덮개를 덮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담당 공무원의 무관심한 환경관리를 비난했다.
<춘천 권혁경 기자>

 

[발췌]환경시사일보 http://www.hkilbo.com/news_view.html?id=60309&title=지방뉴스&sort=loc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