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폐기물을 성토재로 사용 ‘경악’

통신관로 매설 후 폐콘크리트가 섞인 토석으로 덮고 “폐기물 아니다” 오리발

관할 지자체 공무원 “폐기물이란 사실 시인 받았다”

 

▲한국전력 영동지사에서 통신관로 매설 후 다양한 크기의 폐콘크리트가(동영상 회색부분) 섞인 토석, 즉 폐기물을 성토재로 사용했다.

 

국내의 대형 공기업이라 자처하는 한국전력공사에서 폐기물을 성토재로 사용하고는 “폐기물이 아니다”란 주장을 펼치다가 관할 지자체 공무원의 현장 확인 과정에서 결국 시인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져 공기업으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하고 있다.

 

29일 현재 충북 영동군 영동읍 매천교차로 인근 19번 일반국도 바로 옆에 길이 5여m, 폭 3여m, 높이 3여m 규모에 폐콘크리트와 토석이 섞인 약 50여t 분량의 폐기물이 성토재로 사용됐는데, 마치 ‘폐콘크리트 반, 토석 반’이라 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

 

 

 

▲한국전력 영동지사에서 통신관로 매설 후 성토재로 사용한 토석에 다양한 크기의 폐콘크리트(사진 회색부분)가 섞여 있다.

 

취재 결과 한국전력공사 영동지사에서 시내권역 전선 지중화 사업을 위해 콘크리트 포장된 곳을 굴착한 후 통신관로를 매설하고는 그대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한국전력 영동지사 관계자는 “기존 부지를 굴착한 후 발생한 것을 다시 사용한 것이며 전체가 폐콘크리트가 아닌데 폐기물이라고 보기엔 좀 무리가 있는 것 아니냐”며 “더구나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이고 문제가 되면 나중에 전체를 걷어내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해 취재진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결국 이 관계자는 폐기물관리법 등 관련법에서 명시한 폐콘크리트 등 건설폐재류는 폐기물처리시설에서 중간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고는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현장에서 임시 유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는 셈이다.

 

부연설명 한다면 폐콘크리트 등 건설폐재류(건설폐기물)는 건설폐기물의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물리적 또는 화학적 처리과정 등을 거쳐 생산한 ‘순환골재’가 그 최대지름이 100mm이하이고 유기이물질 함유량이 부피기준으로 1%이하가 되도록 해야 한다는 품질기준에 적합해야만 재활용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현장은 이 같은 규정을 아예 무시한 채 버젓하게 현장에 사용, 폐기물 관련법이 ‘딴 나라 법’으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이와 관련 현장을 확인한 영동군청 환경과 담당자는 “한국전력 직원과 현장을 동행하여 확인한 결과 폐기물이란 사실을 시인했다”라며 “빠른 시일 내에 전량 걷어내 폐기물로 처리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전해왔다.

 

어쨌든 한국전력은 폐콘크리트를 중간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고 현장에 임시 유용한 것에 대해 어떠한 변명으로도 정당화 또는 합리화 할 수는 없다. 엄연히 폐기물 관련법이 존재하고 있고, 법률 제정의 궁극적 취지가 폐기물의 부적절한 처리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폐콘크리트가 섞인 상태로 봐선 폐기물에 가깝고, 관할 공무원도 이를 확인한 만큼 당장 걷어내 폐기물로 처리해야 할 것”이라며 “이처럼 폐기물을 아무렇지 않게 성토재로 사용한 것으로 봐선 또 다시 부적절하게 처리하지 말란 법이 없기 때문에 관할 지자체는 처리과정을 철저하게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권혁경 기자>

 

한국시민기자협회 http://www.civilreport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3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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