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기사

대우건설, 숏크리트 부적절 처리 ‘오염·부실시공’ 우려

은쉬리 2013. 12. 2. 01:05

수원~광명 간 고속도로 4공구, 발파암에 숏크리트 혼입해 성토재로 유용

발파암에 숏크리트 반발재(원안)가 섞인 채 노출돼 있는 모습. 부적절한 처리가 의심되고 있다.

 

대형 도로건설 공사 현장에서 터널 굴착공정 초기부터 건설폐기물로 처리해야 할 숏크리트를 발파암에 혼입해 현장 내 성토재로 사용하고 있어 2차 오염 및 부실시공이 우려돼 각별한 주의와 함께 관리감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문제의 현장은 바로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이 발주하고 수도권서부고속도로()가 시행, 대우건설이 시공 중인 수원~광명 간 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제4공구로 속달터널과 조남터널 굴착이 주요공정이다.

 

이 현장의 환경문제점 지적에 앞서 우선 알아둬야 할 것은 숏크리트 폐기물로서, 환경부에 따르면 숏크리트는 급결경화제, 시멘트(ph수치 14가 넘은 강알칼리 급결제가 포함한 독극물), 골재, 강섬유(철심, 폐기물이 아님) 등을 함유하고 있다.

 

특히 실리게이트와 물유리 알루미네이트계 액상급결제가 주성분으로 액상급결제는 피부 부식 등 인체에 유해하고 지하수에 용출이 심해 또 다른 환경오염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숏크리트 리바운드 반발재는 물론 터널 발파·굴착 시 발생되는 자연 상태의 토석(버력)이라 하더라도 숏크리트 등 건설폐기물과 혼합되어 발생되는 일명 숏크리트 버력 역시 건설폐기물 중 건설폐재류(폐콘크리트)에 해당돼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적정 보관 등 건설폐기물 처리기준에 적합하게 처리해야 한다.

 

그런데 지난 1129()한국자연경관보전회 환경감시단과 해당 현장의 조남터널 굴착시점을 찾았을 때 인근에 야적 중인 발파암을 현장 내 성토재 등으로 유용하기 위한 상차 및 운송작업이 진행 중이였다.

 

 

 

 

 

 

 

 

발파암에 혼입돼 있는 숏크리트(원안)

 

문제는 이 발파암에는 건설폐기물로 처리해야 할 숏크리트 버력(숏크리트 리바운드 반발재 포함, 이하 숏크리트)을 혼입해 유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발파암에 혼입한 숏크리트 버력. 강섬유가 확연하게 발견되고 있다.

 

이 발파암 상부에서 언뜻 봐도 쉽게 발견된 물기 있는 젖은 부분 전체가 숏크리트 버력으로 확인된 가운데 곳곳에는 숏크리트 덩어리가 섞여 노출돼 있거나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등 터널 굴착공정 초기부터 숏크리트 폐기물 관리가 부실했다.

 

그나마 다행인건 조남터널 길이가 약 700m 중 이제 약 100m 가량 굴착공정이 이뤄진 상태라 숏크리트가 섞인 발파암의 분량이 적고, 앞으로 발생할 분량을 예상한다면 터널 굴착공정 초기에 경종을 울리게 된 점에 다소 위안이 됐다.

 

왜냐면, 그래야 앞으로의 터널 굴착공정에선 터널 바닥에 천막 등을 깔아 발파암에 숏크리트가 섞이지 않도록 각별하게 신경 써서 공사를 진행할 테니까.

 

명심해야 할 것은 숏크리트에 함유된 위해성분이 당장은 아니더라도 토양과 지하수 오염은 물론 여러 경로를 통해 하천으로 유입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어 수질도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한국자연경관보전회 환경감시단 관계자는 숏크리트는 중금속 등 위해성분이 함유돼 있어 토양 및 수질오염에 큰 영향을 끼친다앞으로의 굴착공정에선 발파암에 숏크리트가 섞이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리고 숏크리트가 섞인 발파암을 현장 내 성토재 또는 쇄석골재, 레미콘생산 등에 유용할 경우 장기적은 측면에선 강섬유가 부식돼 빈공간 발생으로 인한 도로 침하, 균열 등 안전시공 역시 담보할 수 없다.

 

물론 터널 굴착과정에서 발생한 발파암 등에 숏크리트가 섞이지 않을 수는 없다. 그렇지만 숏크리트 타설 시 터널 바닥에 천막 등을 깔거나 발파암 하역 시 숏크리트 선별 및 버력을 혼입하지 않는 등의 대책을 강구해 섞이지 않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숏크리트가 섞인 발파암을 그대로 성토재 또는 쇄석골재, 레미콘 등으로 생산해 현장에 유용할 경우 불량골재일 가능성이 커 공사시방서에 명시한 골재기준(강도)을 충족하지 못해 부실시공 우려도 있다는 게 토목전문가들의 충고이기 때문이다.

 

한 토목전문가는 숏크리트가 섞인 발파암을 성토재 또는 쇄석골재 및 레미콘 생산에 사용할 경우 당장은 아니더라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강섬유가 부식돼 불규칙적인 침하로 인한 도로노반 균열 등 부실시공마저 우려된다고 조심스런 진단을 내놓았다.

 

이와 관련 협력사 대미건설 관계자는 나름대로 숏크리트가 발파암에 섞이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있는데도 소량 섞인 것 같다숏크리트를 골라내고 앞으로 숏크리트 관리에 더욱 더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발파암 운송 차량이 앞바퀴를 세척하지 않고 세륜시설을 통과하고 있는 모습.

 

이와 함께 해당 현장은 비산먼지 발생 저감에 다소 인색해 주변 환경오염 및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본 취재진이 안산시 수암동 소재 속달터널 현장에서 약 2시간여 동안 지켜본 결과, 외부로 발파암을 운송하던 모든 공사차량은 뭐가 바쁘고 급한지 아예 차량 앞바퀴는 자동식 세륜시설에서 세척하지 않고 현장을 빠져나갔다.

 

그렇다보니 진·출입도로에는 토사가 유출되거나 바퀴에 묻은 흙탕물이 흘러 떨어져 미관을 훼손시키고 있는 가운데 바로 옆의 수암지(저수지) 낚시터로 유입될 경우 수질오염 및 생태계 파괴마저 우려되고 있다.

 

또한 조남터널 인근에 야적 중인 발파암을 운송하는 모든 공사차량은 현장 사이를 관통하는 마을도로 폭이 좁다는 이유로 아예 세륜시설을 이용하지도 않는 가운데 보온덮개 등 저감시설조차 포설하지 않는 상태에서 운행해 도로는 진흙으로 뒤덮여 있다.

 

 

조남터널 진·출입로인 마을도로가 흙탕물로 훼손된 모습 및 우수관로로 유입된 흔적

 

이 진흙으로 뒤덮힌 도로를 경유해 나오는 모든 차량으로 인해 약 150m 구간의 마을도로는 토사 및 흙탕물로 훼손돼 있는 상태로 비산먼지 발생, 대기오염 등 또 다른 환경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애써 힘들게 비용을 들여 세륜시설을 설치한 것이라면 그 값어치와 제용도를 다할 수 있게 규정대로 올바르게 사용돼야 할 것이며, 주변에다가 내걸고 있는 모든 공사차량 세륜철저란 캐치프레이즈가 그저 무색할 뿐이다.

 

따라서 해당 현장은 앞으로 남은 공정기간 동안 환경과 폐기물관리에 허술함을 드러내지 말고 올바른 환경마인드를 갖고 공사에 임해야 하며, 발주처와 감리사 등은 재발 방지를 위해 지속적이고 책임 있는 모니터링을 통해 시공사 관리를 펼쳐야 할 것이다.

<권혁경 기자>

 

SNS국민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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