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기사

춘천 ‘경관도로’ 속은 ‘폐기물 투성?’

은쉬리 2008. 6. 26. 12:22

 

춘천 ‘경관도로’ 속은 ‘폐기물 투성?’

(주)효성 “폐콘크리트 전량 수거 불가능하다”

춘천시의 관리감독 부실도 큰 문제로 작용

 

춘천시가 춘천에서 가장 아름답고 자연친화적인 도로로 조성하겠다고 호언장담한 대성로 공사현장이 정작 기초공사부터 환경을 외면하면서 ‘헛구호’에 불과해 시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26일 시에 따르면 효자동 강원대 후문과 석사동 애막골 동아아파트를 연결하는 대성로 공사는 120억원이 투입돼 강원대를 가로질러 총연장 660m, 도로폭 20m 4차선 규모로 개설되며, 현재 20% 안팎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25일 현재 시공사인 (주)효성은 도로 개설공사 과정에서 발생된 폐콘크리트를 제대로 수거하지 않고 일반 토사와 섞어 매립용으로 사용하거나 방치해 노상 위에 나뒹굴고 있는 등 폐기물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취재진이 현장을 확인해 본 결과 강원대 사대부고 정문 우측 전석 옹벽 공사가 마무리된 곳에 소나무를 정식해 놓았지만 토양 속에는 폐콘크리트와 폐비닐 등이 섞인 채 매립돼 자칫 소나무가 고사 될 우려에 처해 있는 상태이다.

 

특히 강원대 정문에서 사대부고 방향 우측 도로 가장자리로 길이 100여m, 폭 2여m의 비포장 구간에는 도로 확충에 따른 기존 구조물 철거시 발생된 폐콘크리트를 제대로 수거하지 않아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폐콘크리트가 토양 속에 박힌 채 일부분만 드러내거나 아예 노상 위에 나뒹굴고 있는 상태이다.

 

게다가 이 구간을 외부와 격리하지 않은 채 오픈 시켜 각종 쓰레기가 나뒹굴고 있으며, 차집관로 콘크리트 타설 과정에서 시멘트를 과다하게 부어 넓은 면적을 차지해 굳었거나 아예 토양과 믹서 돼 비틀리면서 우그러진 형태로 고형화 돼 있는 모습도 발견됐다.

 

더욱이 차도 안쪽으로 약 1m 가량으로 보행자 통로를 조성했지만 대학가의 문화적 특성 때문에 술에 취한 대학생들이 비포장도로를 이용할 경우 자칫 안전사고 위험까지 노출돼 있는 상태인데도 안전시설은 전무하다.

 

건설업계 전문가는 “관련법에서 정한 규격 이상의 폐콘크리트가 그대로 묻힐 경우 토양오염은 물론 지반이 불안정해 진다”며 “불규칙적인 침하로 인해 보도블럭이 이격과 요철현상으로 보행인의 불편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재시공을 하더라도 동일 현상이 발생돼 시민의 혈세가 낭비되는 현상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차도와 인도 등의 보조기층재를 정상적인 혼합골재외 양질의 모래를 사용해야만 한다”고 조언했다.

 

이밖에 사대부고 내 방향으로 길이 10여m, 폭 3여m 구간의 토양 속에도 어른 몸통만한 것에서 주먹 크기의 다양한 폐콘크리트 덩어리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묻혀 있는 등 폐기물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기존에 적치해 놓았던 폐콘크리트 위에 바로 옆에서 소나무를 파내면서 발생된 토사와 임목폐기물을 함께 보관하면서도 환경법에서 규정한 오염 저감시설은 물론 임시야적장 표시판도 없는 등 학원 내 미관마저 헤치고 있다.

 

이처럼 폐콘크리트 등 폐기물 관리가 부실하다보니 사대부고 정문 우측에 조성된 5여m의 고랑에는 폐콘크리트가 부지기수로 토석과 섞여 흉물스럽게 드러내 보이고 있고, 공사구간 중간 지점에도 수거되지 않은 폐콘크리트, 폐타이어 등이 소량 방치돼 있는 상태이다.

 

게다가 소나무를 파낸 자리를 그대로 방치, 주변이 흉물스런 모습으로 변해 옆 도로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것은 당연하고 바람에 날리는 흙먼지로 인해 불편을 호소하며 건강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태다.

 

더욱이 비가 올 경우 다량의 토사가 아래로 휩쓸려 내려가면서 고탁도의 흙탕물이 발생, 상부가 노출된 5여m의 우수로에 유입될 소지가 다분하다.

 

그러나 우수관로에 유입되기 전에 조성한 침사지는 허술하기 짝이 없어 폭우라도 내릴 경우 흙탕물이 그대로 범람하면서 강원대 정문 쪽으로 흘러내려와 상가 등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 같은 흙탕물 피해 우려는 비단 소나무를 파낸 곳에서만이 아니라 산을 절·성토 하면서 진행하는 공사의 특성상 절·성토 된 토사가 노출돼 있어 공사구간 곳곳의 저지대에 위치한 대학 건물과 학생 등은 피할 수 없어 보였다.

 

또 학원 내 학생들이 다니는 도로와의 경계부분에 방진벽(망) 등 오염저감 시설을 갖추지 않아 도로에 토사가 유출되거나 바람이 불면 흙먼지가 비산하면서 학생들은 먼지 피해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는 상태다.

 

강원대학교 김모(여. 23) 학생은 “기숙사로 가기 위해서는 이 도로를 이용하는데 바람만 불면 흙먼지가 날아와 머리가 뿌옇게 변할 때도 있어 짜증이 난다”며 “학생들이 먼지에 피해를 입지 않도록 조치를 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장 책임자는 “소나무를 심고 인근의 땅을 판 흙으로 메웠는데 비가 온 뒤 돌출된 폐콘크리트를 왜 책임지느냐. 비가 올 때마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어떡하란 말이냐”며 “시내 아무곳에서 땅을 파면 과거에 매립된 콘크리트가 나올텐데 이게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반문해 폐기물에 대한 무지의 극치를 보였다.

 

이어 그는 임목폐기물과 폐콘크리트를 함께 보관하지 않고 있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면서 현장에 직원이 있으니 취재진에게 직접 가서 확인하라고 했으나 현장에는 직원 따위는 없었고 임목폐기물 밑에는 어른 몸통만한 폐콘크리트 서너개가 육안으로 발견됐다.

 

이처럼 학원 내에서 공사를 진행하면서 기본적인 환경을 무시한 채 공사를 진행하는 시공사와 이를 단속해야 할 발주처인 춘천시의 무심한 행정으로 인해 극심한 먼지발생 등 때문에 학생들의 건강 위협은 물론 학습권까지 침해 받고 있다.

 

상황이 이런대도 춘천시와 시공사는 수개월 째 공사를 진행하면서도 비산먼지 발생에 따른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수수방관하는 사이 학생들은 먼지에 신음하고 있고, 춘천시의 아름다운 경관도로 구호가 역행하고 있다.

 

게다가 발주처인 춘천시는 폐기물 발주 책임만 있고 관리 및 상차 책임은 시공사측에 있다 보니 오염이 되든 말든, 학생들이 먼지에 신음하며 눈살을 찌푸리든 말든 대충 보관하고 상차만 해주면 그만이라는 시공사의 환경마인드도 큰 문제이다.

 

실제 현장 책임자는 취재진에게 “폐기물 발주는 춘천시에서 하고 우리는 상차만 해주면 그만”이라며 “폐기물이 발생하면 한 곳에 모았다가 상차해 주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될게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현장은 세륜슬러지를 중금속 검사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인근 토양 위에 퍼올려 보관, 2차 토양오염 우려를 야기하다가 취재진에게 적발돼 지적을 받기도 했다.

 

춘천시가 다른 공사현장에 대한 폐기물 등 환경오염 지도·단속을 펼치기 이전에 자체 발주 공사현장 관리에 철저를 기해 환경오염은 물론 건강을 위협하는 행위 등을 일체 금지하는 등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환경일보

http://www.hkilbo.co.kr/inobbs/hkilbo_read.php?code=ibd05_news&nbd01=ibd05_news&uid=76149&page=2&start=20&thread=&no=35454&field=&key=&mode=&login_mode=&list_count=&dbcal=no&lng=kor

 

NBS뉴스

http://www.nbsnews.co.kr/detail.php?number=7088&thread=18r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