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위협 받는 동물 대책마련 시급 2007-06-29 17:50
원주 치악산 드림랜드 운영 중단
경영악화 단전… 동물 물 공급 차질
경영 악화에 따른 단전으로 인해 그 피해가 고스란히 동물들에게 돌아가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자 환경단체가 관련기관에 조속한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원주 치악산 드림랜드에 따르면 최초 운영권자인 일우공영의 부도로 지난해 4월부터 드림랜드 자체에서 운영했으나 이 역시 수월하지 못해 결국 지난해 11월 오엠케이스쿨테마파크(이하 테마파크)와 투자계약을 체결, 1년간 운영권을 넘겼다.
당시 위탁경영 체결 배경은 드림랜드측은 사업장내에 위탁운영 업체의 영어스쿨을 접목시켜 경영활성화를 꾀한다는 취지였고 테마파크는 부실에 허덕이던 치악산 드림랜드를 정상궤도에 올려놓겠다는 목적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최근 테마파크마저 경영난에 빠지면서 3개월분의 전기세 1천500만원이 체납됐고 위탁업체는 전기세를 모두 납부했으나 한국전력 원주지점은 전기세 미납의 경우 통상적인 관행인 보증금 1천500만원을 요구했다고 관리인은 밝혔다.
위탁운영 업체는 보증금을 구하지 못하고 500만원을 가지고 가 사정했으나 한전측은 이를 거절하고 결국 지난달 25일 해당 사업장에 대한 단전조치를 내렸고 그 피해는 즉각 말 못하는 동물들에게 돌아갔다.
연일 30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서도 먹이는 물론 음용수마저 부족해 기운을 잃은 동물들은 취재진이 다가가도 아무런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누워있거나 업드린 상태에서 눈동자만 멀뚱멀뚱 굴리면서 취재진을 주시하고만 있었다.
게다가 경영 악화로 월급조차 밀리고 단전 조치로 자동급수 시설 가동 역시 중단되자 사육사들도 떠나버려 동물들의 수난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상태다.
치악산 드림랜드에는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를 비롯해 호랑이, 곰, 사자 등 30여종 200여마리의 동물들이 살고 있는데 이번 단전조치로 음용수는 물론 몸을 씻을 수 있는 물조차 없는 상태에서 미처 치우지 못한 배설물로 인해 피부병 등의 또 다른 질병발생에 노출돼 있다.
또한 동물들의 먹이인 사료 등도 부족해 아무것도 모르는 동물들은 언제 굶어 죽을지 모르는 상태에서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사육사들이 떠난 동물관리는 고스란히 테마파크 직원인 드림랜드 관리자 정모(53)씨에게 돌아갔고 정씨는 혼자서 물을 날라 목을 축일 정도의 물을 주고 있는 상태지만 30도를 웃도는 더위 속에서는 역부족이다.
정씨가 떠난 사육사를 통해서 배운 동물먹이주기 방법을 적은 수첩에는 너구리와 개, 독수리, 수리부엉이 등에게 닭고기 몇 토막씩만 주라고 돼 있는 등 굶어 죽지 않을 정도의 먹이만 공급한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원숭이 등에게 줄 사과와 당근은 관리 소홀로 인해 썩고 있는 상태였고 햄스터가 먹이 부족으로 인해 자기새끼를 잡아먹고 있는 충격적인 장면도 목격됐다.
관리자 정모씨는 “혼자서 물을 날라 일일이 수동 공급하다 보니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은 잘 안다. 하지만 내가 있는 동안만이라도 사비를 떨어서라도 먹일 건 먹이겠다”며 “동물을 사랑한다는 사육사들이 보름치의 월급이 밀리고 단전으로 힘들다는 핑계로 동물을 떠났다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가 없다”고 흥분했다.
그러나 정씨는 취재진에게 동물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지켜질지 의문이라며 환경단체 등에 동물사료 무상구입 가능 여부를 묻기도 했다.
정씨에 따르면 현재 위탁운영 업체인 테마파크 대표이사와는 연락이 안되는 상태이며 정씨를 드림랜드 관리자로 보낸 관리이사 역시 “돈이 없어 포기해야 할 것 같다”는 막연한 답변만 해왔다는 것이다.
치악산 드림랜드 직원은 “단전조치로 동물들이 수난을 받고 있어 테마파크에게 손을 떼라고 했으나 관리자는 위탁운영 기간이 남아 있어 안된다고 거절했다”며 “관리자 정씨만 떠나면 모든 게 해결돼 당장이라도 드림랜드측에서 정상 운영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씨는 “위탁운영 기간 동안 월급도 10% 올려주고 시설물 역시 많은 투자로 개선했다”며 “드림랜드의 한 직원의 개인 욕심 때문에 자신을 몰아내려 하고 있다”고 반문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해충 발생이 많은 여름철에 목욕물조차 없다면 피부병에 그대로 노출돼 병사의 우려도 있다”며 “이러한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 등의 생존이 위협받는 등 최악의
상황이 발생된다”고 경고하면서 관련 행정기관 등에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드림랜드와 위탁운영 업체 중 어느 측의 주장이 맞는지는 몰라도 운영권을 놓고 양측이 극한 대립을 펼치고 있는 동안 애꿎은 동물들만 고통 받고 있다.
<원주=유대봉/권혁경 기자>
환경일보 http://www.hkilbo.com/news_view.html?id=74200&title=지방뉴스&sort=lo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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