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기사

환경 '뒷전'인 공사장

은쉬리 2007. 6. 16. 23:12

 

환경오염 ‘뒷전’ 공사가 ‘우선’ 2007-06-15 18:53

슬러지, 세륜수 관리시설 허점

사고 우려에 주민 불편만 가중

 

주민 편의를 위해 건설중인 도로 개설공사가 오히려 주민들의 불편만 가중 시키고 있어 관계기관의 책임 있는 관리감독이 시급하다.

 

춘천시가 시민들의 통행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발주한 ‘석사 대우아파트~동면 만천리간 도로개설공사’ 현장은 1.4km의 구간을 내년 말까지 완공 목표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당초 이 구간은 등산코스로 각광받던 곳으로 공사현장 진·출입구에 조성된 등산로를 폐쇄하자 인근 지역주민들이 심한 반대를 했고, 시는 등산객들의 편의를 위해 공사현장 인근에 새로운 등산로를 조성하면서 친환경적인 도로개설을 약속했다.

 

그러나 지난 14일 제보를 받고 공사현장을 방문해 보니 도로는 이미 상당량의 토사와 정화되지 않은 세륜수가 약 50여m 구간에 유출됐고 흙탕물은 쉼 없이 도로옆 우수관으로 흘러들고 있는 상태였다.

 

더구나 GS마트에서 후평동 방향으로 주행하는 차량들은 오르막길을 따라 정상부분에 도착, 우측에 현장 진.출입구를 끼고 바로 내리막길로 이어져 흙탕물이 차에 튀는 것을 꺼리는 운전자가 갑자기 속력을 줄일 경우 자칫 추돌사고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다.

 

또 토사운반 차량이 현장으로 진입하기 위해 직진신호를 기다렸다가 신호가 바뀌는 순간에 급출발, 우측에서 오르막길을 전속력으로 주행하던 차량이 급정지하는 아찔한 순간도 발생되고 있다.

 

여기에 도로가 흙탕물로 뒤범벅인터라 전방에서 주행중인 차량으로 인해 흙탕물이 튀면서 차량 앞 유리에 흡착,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면서 운전방해는 물론 사고위험 또한 높은 상태이다.

 

해당현장은 산 정상을 절토해 조성하는 도로개설 공사인지라 반출되는 토사는 황토색이며 세륜시설 및 도로까지 조성된 가도에서 이뤄지는 노면살수 등의 과정에서 물과 혼합된 토사는 진흙 그 자체였다.

 

특히 세륜슬러지에 대한 중금속 검출여부 검사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슬러지보관함 없이 슬러지 방치 및 세륜수는 인근 고랑에 다량 고였다가 넘쳐나면 그대로 도로에 유출되고 있는 등 슬러지와 세륜폐수 관리에 허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 때문에 인근 토양과 지하수 등에 대한 2차오염 피해 우려는 물론 도로에 유출된 토사가 건조되면서 발생되는 먼지로 인해 대기오염 및 주민건강마저 그대로 노출된 상태다.

 

취재진이 세륜시설과 세륜폐수 관리 소홀을 지적하자 현장의 한 관계자는 “세륜수가 넘쳐 나는 것을 어떻게 조치하느냐? 조금전에도 환경신문 기자라며 찾아왔는데 무슨 환경신문이 이렇게 많느냐”며 항변하면서 취재진의 인맥 대기에 급급했다.

 

해당 현장이 환경과 시민편의를 ‘뒷전’으로 하고 공사를 강행한 탓에 발생된 토사와 흙탕물 도로유출로 인해 발생되는 먼지 등으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자 원성의 목소리 또한 높다.

 

인근 주민 김모(61·남)씨는 “이틀전부터 덤프트럭들이 흙을 실어 나르고 있는데 도로에 흙과 물이 유출돼 흘러내리고 있다”며 “인도를 걷다가 차량 바퀴에서 튄 흙탕물로 인해 옷을 더럽힌 적도 있는데 해당 공사현장은 아무런 대책 마련을 하지 않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주민 송모(55·여)씨 역시 “등산로 폐쇄 등의 이유로 주민들이 도로개설 반대를 하자 시는 친환경적인 공사로 주민들의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었다”며 “그런데 막상 공사를 시작하면서 주민들과의 약속을 무시한 채 주민불편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주민들을 우롱한 행위”라고 질타했다.

 

한 환경전문가는 “현장 진·출입구가 언덕 정상부분이라 도로에 유출된 토사 제거를 위해 노면살수를 할 경우 그 물은 그대로 내리막길을 따라 흘러내리게 된다”며 “이는 장마철에 흙탕물이 흘러내리는 형국이 되는 만큼 현장내에서 완전 차단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 전문가는 또 “도로를 조성하기 위해 산을 절토한 뒤 법면에 아무런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가 올 경우 산 법면에서 발생된 다량의 토사와 흙탕물이 도로에 유출되는 경우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비가 오기 전에 도로와 인접한 곳에 침사지를 조성해 토사의 도로 유출을 막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와 관련 발주처인 춘천시청 건설과 관계자는 “지난번 현장을 방문했을때는 입구에 보온덮개를 깔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민원이 발생된 만큼 시정토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춘천=권혁경 기자 kmh0227@dreamwiz.com>

 

환경일보 http://www.hkilbo.com/news_view.html?id=73976&title=지방뉴스&sort=loc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