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기사

환경, 안전 '뒷전'인 수해복구

은쉬리 2007. 6. 18. 21:59

 

레미콘 무단투기 및 허술한 오탁방지망(원안)으로 인해 2차오염 피해 우려를 낳고 있다.

 

환경·안전 ‘뒷전’인 수해복구 2007-06-18 21:04

홍천 북방면 노일리 군도14호선

 

장마가 곧 시작될 것이라는 기상예보 때문에 공사 앞당기기에 급급한 공사 강행으로 인해 오염 우려는 물론 주민 및 행락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홍천군이 발주한 ‘북방면 노일리 군도14호선 수해복구공사’ 현장은 지난해 11월 6일 공사에 착공, 당초 지난 5월 4일 완공이 목표였으나 동절기 공사중단으로 인해 다음달 20일까지 완공토록 연장됐다.

 

그러나 홍천군은 장마가 시작될 경우 그동안 진행된 수해복구공사가 ‘무용지물’이 될 것으로 우려해 시공사에게 이달말까지 완공할 것을 요구했고, 해당 현장은 휴일에도 쉬지 않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문제는 공사가 진행중인 노일강은 청정한 수질로 명성이 나 있어 행락철이 되면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데도 업체 편의주의적 비양심적인 공사강행으로 인해 발생되는 피해는 고스란히 행락객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

 

지난 17일 제보를 받고 현장에 도착해 보니 하천바닥에서 건져 올린 낙석을 공사차량에 실은 뒤 오탁방지망이 설치된 하천 아래에서 포크레인을 이용해 다량의 물을 퍼서 공사차량 적재함에 붇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발생된 흙탕물은 하천 아래로 흘러 내려갔고, 공사차량이 하천변에 임시 설치된 가교를 지날때마다 바닥에 물이 떨어지면서 발생된 흙탕물이 휴식을 취하는 행락객들에게 튀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또 낙석을 실은 공사차량은 덮개도 개폐한 채 약 1km가량의 국도를 노면살수하면서 주행, 뒤따르던 차량운전자들이 물이 튀는 피해는 물론 언덕길을 오를 때 돌이 떨어지는 것을 우려하는 마음에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는 등 혐오감까지 조성했다.

 

게다가 오탁방지망은 물이 흐르는 강폭을 완전하게 가로질러 설치돼 있지 않아 조금의 비에도 흙탕물은 그대로 오탁방지망 양쪽 가장자리를 통과할 것이 뻔했으며, 중앙부분도 허술하기 짝이 없어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조치였다.

 

이밖에 도로 선형구간의 법면안정화 보강을 위해 숏크리트 공사 후 발생된 슬러지를 무단투기해 방치, 이곳에서 발생된 인체에 독성이 강한 알카리성 폐수인 시멘트 물이 고형화 돼 주위를 하얗게 뒤덮고 있었다.

 

또한 좁은 1차선 도로에서 대형 덤프트럭이 돌을 하차하고 진행방향을 돌리기 위해 서너번의 진행과 후진을 반복,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일반 차량을 통제하는 안전요원도 없어 자칫 대형사고 오염우려와 통행불편을 불러오고 있다.

 

행락객 A(54·서울 도봉구)씨는 “모처럼 휴일을 맞아 지난해에도 찾았던 노일강변에 놀러왔는데 흙탕물이 튀면서 옷과 텐트 등이 더럽혀졌다”며 “행락객들을 위해서라도 휴일에는 공사를 하지 않는 것이 좋은 이미지를 갖고 돌아가는 것 아니냐”며 또다시 찾지 않겠다고 불쾌함을 나타내며 짐을 꾸리기에 바빴다.

 

공사현장 한 관계자는 “원래 휴일에는 공사를 안하는데 홍천군에서 장마 전에 모든 것을 완료해라고 해서 부득불 휴일에도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더 이상의 사진 촬영을 방해하고 취재를 거부했다.

 

홍천군 건설과 관계자는 “방치된 레미콘슬러지에 대해 치우라고 했는데 아직 안치우고 있는 것 같다”며 “현장에 알아본 뒤 조치토록 하겠다”고 무성의 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오염되지 않은 천연 그대로의 자연자원을 내세우며 행락객 유치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는 홍천군이 오히려 행락철 관광객들에게 불편함을 제공, 이미지가 손상되고 있다.

<홍천=권혁경 기자 kmh0227@dreamwiz.com>

 

환경일보 http://www.hkilbo.com/news_view.html?id=74004&title=지방뉴스&sort=loc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