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기사

현대산업개발, 환경 '모르쇠'

은쉬리 2007. 5. 14. 23:04

 

레미콘슬러지 무단 투기 현장과 버럭에 섞여 있는 폐콘크리이트

 

환경 ‘모르쇠’ 예산 탓만......

경춘선 복선전철 6공구 현장

지적 불구 레미콘슬러지 무단 투기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발주한 경춘선 복선 전철 제6공구 서천터널 공사 현장은 환경문제 지적(본보 2006년 10월 25일자 10면 보도)에도 불구하고 이를 소홀히 한 채 공사를 진행, 도덕성이 문제가 되고 있다.

 

서울 중랑구 망우리~춘천간 81.4km의 경춘선 복선 전철사업은 총 2조4천여억원이 투입돼 오는 2009년 완공을 목표로 전체구간 8개 공구에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가평과 춘천을 연결하는 6공구 구간의 서천터널 현장은 오염저감 시설 등을 소홀하게 갖춘 채 공사를 진행하다가 본지 취재진에게 적발되기도 했으나, 구태의연하게 레미콘슬러지를 무단 투기 하는 등 관리감독 사각지대의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현행법에 따르면 인체에 치명적인 알카리성 폐수가 함유된 레미콘 슬러지는 침출수로 인한 토양 및 지하수 등 오염을 막기 위해 침출수가 스며들지 않도록 바닥이 포장되거나 지붕과 벽면을 갖춘 곳에 보관토록 하는 등 무단투기를 철저히 금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현장은 순환골재 야적장 뒤에 레미콘슬러지를 무단 투기해 침출수인 시멘트 물이 주위 토양을 온통 오염시켜 놓았으며, 레미콘이 양생된 투기장소도 발견된 점으로 미뤄 이러한 행위는 장기간 다발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짐작됐다.

 

특히, 터널공사 과정에서 발생된 모암 버럭을 적치한 곳 등에 폐콘크리트 덩어리가 혼합돼 섞여 있고 현장 곳곳에 파쇄된 폐콘크리트가 널려 있는 등 부적절한 폐기물 처리도 의심됐다.

 

문제는 해당 현장 중간을 관통해 북한강으로 유입되는 소하천이 형성돼 있어 우천시 레미콘술러지에서 발생된 시멘트 물이 하천에 유입될 경우 수질오염 우려가 있다는 것.

 

현장 관계자는 “버럭을 적치하는 과정에서 소량 섞인 것 같다. 버럭 처리 작업을 할 때에는 항상 폐콘크리트 등을 선별하고 있다”며 “일반 토석에 폐콘크리트 등 폐기물이 섞이지 않도록 주의 하겠다”고 해명했다.

 

또 그는 “요즘 레미콘 타설 작업이 없는데 왜 이곳에 레미콘 투기 흔적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곧바로 걷어 폐기물 임시야적장으로 옮긴 후 폐기물처리로 반출 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춘선 복선전철 공사구간 대부분이 산속에서 진행되고 있고 행정기관 및 감리단의 허술한 관리감독 등으로 환경관리는 뒷전으로 미루고 공기 앞당기기에 급급해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관련 업체에 따르면 2조 4천억원의 예산 중 올해까지 1조 2천억원만 투입돼 공정률이 절반에도 못 미치고, 2005년 2천억원, 지난해 1천700억원, 올해 1천600억원 등 점점 줄어드는 예산도 문제라며 하소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1999년 착공된 경춘선 복선 전철사업은 당초 2004년 완공에서 2006년으로, 또 다시 2009년으로 준공시기가 두차례나 연기 됐으나 이역시 산술적으로도 해마다 6천억원 이상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미지수이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해당 시공업체는 올바른 공사 및 환경관리를 등한시 한 채 무기력한 공사 진행을 하고 있다는 환경단체의 지적이다.

 

환경단체 한 관계자는 “정부의 ‘찔끔’ 예산 배정으로 인해 시공사들은 무기력해져 더딘 공사에 환경관리를 소홀히 할 수밖에 없다”며 “안정적인 예산배정도 환경오염 및 훼손을 최소화 하는 한 방법이기도 하다”고 진단했다.

 

착공된 지 8년째를 접어든 경춘선 복선전철 공사가 두 번 연기에 절반에 못 미치는 공정률, 이로 인해 발생되는 오염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인 만큼 정부는 안정적인 예산배정을, 시공사는 올바른 환경마인드를 갖고 공사에 임해야 할 것이다.

(춘천 권혁경 기자 kmh0227@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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