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기사

공지천 생태복원 실패작?

은쉬리 2006. 12. 20. 18:21
 

춘천 공지천 생태복원 ‘실패작’     2006-12-20 17:07

김범철 교수 “토사유출 방지 시급”

박창근 교수 “정비사업 재설계 필요”

 

춘천 공지천 생태계 복원을 위해 강우초기 유출수(CSO) 처리와 상류의 토사유출을 저감하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강원대 환경과학과 김범철 교수는 19일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열린 ‘공지천 자연형 하천 살리기’ 세미나에서 ‘공지천의 수질과 생태계 관리방안’ 주제 발표를 통해 공지천 생태계 훼손의 가장 큰 원인은 하상의 토사 퇴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공지천의 생물서식지로서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가장 큰 원인은 상류의 토목공사장에서 유출된 토사가 하천을 따라 흘러내리며 퇴적됐기 때문”이라며 “이는 하천의 부착조류 성장 방해로 저생동물의 먹이 감소와 어류의 감소로 이어지는 연쇄적 생태계파괴 현상이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토사 유출을 막지 않은 상태에서는 공지천 하상에 어떠한 조치를 하더라도 생물상이 회복될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공사현장은 토사유출 방지를 위해 나대지에 포장을 하거나 고분자피복제를 사용해 침식을 막아야 하며 토사가 유출된 지점에는 침사지를 조성해 퇴적된 모래를 수시로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 교수는 공지천 수질의 용존산소는 동물이 서식하기에 충분한 좋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퇴계농공단지 등과 연결된 하수관거의 강우초기 유출수(CSO)는 의암호의 수질 악화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김 교수는 토지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조성된 보는 현재 그 목적이 상실돼 미관 훼손은 물론 어류의 이동 방해 등 생태학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치며 홍수시 물 흐름을 저해하는 원인이 되는 만큼 사용하지 않는 보는 제거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하천생태계 복원에 있어 가장 이상적인 것은 제방을 없애고 하천의 폭을 넓히는 것”이라며 “제방을 설치하더라도 하도는 자연적으로 형성되도록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하천변 급경사 제방은 생물다양성을 해치는 만큼 완경사의 점진적 변위가 이뤄지는 하천이 가장 이상적인 자연형 하천이라고 말했다.


이날 관동대 토목공학과 박창근 교수는 ‘춘천 공지천 정비사업, 바람직한 하천복원 방향인가’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공지천 1단계 정비사업에 대한 사진자료를 검토해 보면 차라리 안한 것보다 못하다”며 “공원하천 수준에도 못 미치는 반환경 하천 정비사업”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남춘천교~거두교 구간 공지천 2단계 정비사업과 관련한 정비전과 정비후 사진 전부는 전혀 다른 하천 사진으로 비교했는데도 주민설명회때 이를 발견하지 못하고 지적 못한 것은 결국 하천행정의 후진성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고 강력하게 질책했다.


박 교수는 “공지천 2단계 정비사업은 구체적인 계획 없이 지극히 형식적인 설계를 했기 때문에 재설계가 필요하다”며 “지역주민 및 환경단체 등 이해당사자들이 포함된 하천복원위원회를 구성해 하천모니터링과 토론회 등을 통한 주민의견을 반영한 하천복원 설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2단계 사업은 조급하게 진행하지 말고 충분한 시간과 토론회, 설계 등을 통해 이해당사자들의 합의에 의해 실시돼야 할 것”이라며 “위원회를 구성해 사업주체인 지자체를 끌고 오지 않으면 또다시 지극히 형식적인 설계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충고 했다.


춘천시가 공지천을 친환경 하천으로 만들기 위한 1단계사업으로 70억원 이상을 들여 인공저수로와 편의시설 등을 조성했지만 오히려 하천 폭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져 상류에서 내려온 막대한 토사를 감당하지 못해 하천 생태계가 파괴됐다는 지적에 따라 2단계 사업에 적잖은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춘천=권혁경 기자 kmh0227@dreamwiz.com>

환경시사일보 http://www.hkilbo.com/news_view.html?id=70251&title=지방뉴스&sort=loc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