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기사

계란으로 얼룩진 강원도청 '아수라장'

은쉬리 2006. 1. 2. 18:13
강원도청 계란으로 얼룩 ‘아수라장’
2006-01-02 16:14
춘천시민 혁신도시 반발 격렬 시위
1만여명 참가, 청사진입 경찰과 충돌

김진선 도지사 모형과 강원도기에 대한 화형식 장면

지난달 30일 강원도청 계단과 현관에 이르는 도로, 청사 전면 외벽이 깨진 계란으로 질척이고 화단의 나무 등이 발아래 짓밟히는 등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혁신도시정의회복 춘천시민투쟁위원회(상임대표 함종호, 허천, 이하 춘천시민투)는 구랍 30일 춘천시청 앞에서 춘천시민 약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혁신도시 불공정 주범 김진선 퇴출 시민 총궐기대회’를 갖고 도청 앞까지 가두행진을 벌이며 김 지사 지진 사퇴와 혁신도시 재평가를 거듭 촉구했다.

이날 집회는 같은 달 28일 김 지사가 “혁신도시 원주 선정 결과를 번복하지 않겠다”고 밝힌데 따른 것으로 김 지사에 대한 화형식과 계란 투척 등 시위는 종전 평화적 집회에서 과격한 양상으로 심화됐다.

함종호(춘천시의장) 상임대표는 대회사에서 “혁신도시 선정 평가가 분명히 잘못되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라며 “무능무지한 사람이 지사로 있는 한 강원도민들은 갈등과 분열로 고통을 받는다. 행정과 통치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김 지사를 퇴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종수 춘천시장은 “춘천시민들이 울분을 토하며 거리로 나온 것은 혁신도시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함”이라며 “행정소송을 통해 밝혀 강원도의 버르장머리를 고쳐줘야 한다. 승리하는 그날까지 끝까지 투쟁하자”고 호소했다.

춘천시민투는 이날 김 지사에게 보내는 경고문을 통해 “혁신도시 선정 결과는 불공정 결정인 만큼 30만 춘천시민은 원천무효를 선언한다”며 “혁신도시 불공정을 정상화 시킬 때까지 김 지사 퇴진운동을 전개할 것을 엄중 경고한다”고 밝혔다.

또 춘천시민투는 “정부가 강원도의 입장을 받아들여 불공정으로 선정된 원주를 혁신도시로 인정, 발표할 경우 정부를 불공정 옹호집단으로 규정해 강력 응징할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이어 김 지사 모형과 강원도기에 대한 화형식과 김 지사 퇴출 30만 춘천시민 서명운동 돌입선언 후 시민들은 계란 1만여개를 도청을 향해 투척, 경찰과 대치하며 격렬하게 시위해 도청 앞 광장이 계란으로 얼룩지는 등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시민들은 김진선 지사가 시민들 앞에 직접 나서서 책임 있는 발언을 하라고 요구하면서 도청 철문과 낮은 울타리를 넘어 도청으로 진입했으며 이를 저지하는 경찰들과 곳곳에서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도청 현관문이 깨지고 현관 앞에서 경찰간부가 허리를 다쳐 긴급 후송되는 등 불상사도 발생했으며 성난 시민들이 던진 계란에 시민들의 알권리를 제공하는 기자가 얼굴을 맞는 등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계란으로 얼룩진 도청정문 바닥

사태가 악화되자 정광섭 강원지방경찰청장과 전병량 춘천경찰서장은 현장에 직접 나와 질서 있는 평화적 집회 요구와 불법시위 자제를 호소했으나 김 지사의 시민들 앞 불출현으로 인해 춘천시민들의 거센 항의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러나 결국, 김 지사의 친척이 교통사고로 뇌수술 중에 있던 관계로 동해안에 있어, 오후 9시경 춘천에 도착한다는 풍문이 나돌자 시민들의 성난 집회는 수그러들었다.

김 지사가 이날 집회에 절대 참석할 수 없다는 것을 간파한 춘천시민투 집행부 관계자와 이러한 사실을 전해들은 대부분의 시민들은 집회장소를 이탈, 인원은 현저히 줄어들었고 이로 인해 시민들은 류종수 시장에 대한 책임론(?) 제기와 춘천시민투 집행부에 대한 불신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혁신도시 선정 무효 강릉시 비상대책위원회는 시의회 의원, 시민 등 50여개 단체 대표 200여명과 오는 6일 도보로 강릉을 출발, 9일 강원도청을 항의 방문할 예정이며 이들의 춘천도착 시간에 맞춰 춘천시민 2천여명이 합류할 예정이어서 혁신도시 선정에 따른 휴유증은 장기화 될 전망이다.
<춘천 권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