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공, 땅장사에만 급급 하려는가?

춘천 거두택지지구 관리감독 ‘시급’ 2005-11-07 17:10

방진막 미설치로 비산먼지 발생 가중
공사현장서 발생한 폐기물 관리 소홀

춘천시의 한 택지개발 공사현장이 환경오염 저감시설 미흡 및 환경관리에 관심을 두지 않고 공사를 진행, 토양·수질오염 우려와 함께 주민들로부터 원성을 사는 등 관리감독 기관의 단속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토지공사가 춘천시의 무주택 시민에게 택지를 공급하고 지역 균형개발 촉진을 위해 발주한 춘천 거두2지구 택지개발사업 조성공사 현장은 (주)도림과 (주)대양이 공동으로 수주해 29만3천762㎡ 규모의 면적을 조성하기 위해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특히, 해당공사 현장을 관통해 흐르고 있는 소하천은 석사천을 통해 북한강 상류인 공지천으로 유입되기 때문에 공사진행시 토사 및 기름성분, 폐기물 침출수 등의 유출 방지로 청정한 수질환경 유지에 특별한 신경을 기울여야 하는 곳이다.

그러나 해당공사 현장은 지난 8월 환경단체로부터 토사유출 저감시설 미흡과 관리소홀 등으로 장기간 다량의 토사가 유출, 공지천에 토사로 형성된 모래섬의 주원인으로 추정되는 등 사업장에 대한 환경관리 강화를 받아야 한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최근 해당 공사현장은 ‘사업장내에서 발생된 사업장 폐기물은 임시야적장에 적치한 후 방진막 등을 설치하고 폐기물 발생일 기재 후 90일 이내에 폐기물처리업체에 위탁해야 한다’는 현행법을 무시한 채 폐기물을 토사와 섞어 임시야적장 표지판과 방진망, 방진벽 등 환경오염 발생 저감시설 없이 그대로 보관하고 있어 토양·수질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더욱이 인체에 치명적인 알카리성 폐수가 혼합된 레미콘슬러지 및 엔진오일 등 지정폐기물은 침출수로 인한 토양·수질오염 방지를 위해 지정된 곳에 차수막시설을 한 후 보관, 관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해당현장 곳곳에는 무단 투기한 레미콘슬러지와 엔진오일통 등이 그대로 방치돼 심각한 환경오염에 노출돼 있었다.

이밖에 비산먼지 발생 억제시설인 방진벽, 방진망 등의 설치가 미흡한데다가 현장내에서 작업 중인 모든 공사차량이 덮개를 개방한 채 토사운반 및 노면 살수 미실시 등으로 인해 비산먼지 발생을 가중시키고 있다.

또 거두 부영아파트 101동과 인접한 도로에 조성한 공사현장 진출입구에는 세륜기를 설치했으나 이를 사용하지 않고 공사차량들이 세륜세차 절차 없이 통과해 도로에 토사가 유출, 도로미관 훼손은 물론 비산먼지 발생 및 우천시 인근 하천 유입으로 인한 수질오염 등이 우려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에 현장을 관통해 있던 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운전자 및 시민들과 인근 지역주민들이 극심한 먼지에 노출돼 있어 불편 호소와 함께 해당 시공사에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 김(34·거두 부영a)모씨는 “공사현장에서 발생된 비산먼지가 이곳 아파트로 날아 들어오고 있어 창문을 열지 못할 때가 많다”며 “한국토지공사가 무주택주민에게 토지를 공급한다는 취지도 좋지만 쾌적한 도심환경을 훼손하는 공사현장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다면 ‘땅장사 하는 공기업’이라는 오명을 씻지 못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사업장 폐기물 관리소홀에 대해 시공사 관계자는 “공사현장에 흩어져 있는 폐콘크리트 등 폐기물을 한 곳으로 모으는 과정”이라며 “폐기물이 전량 수거되면 방진망 등 환경오염 발생 저감시설을 설치할 예정이었다”는 해명과 함께 출입구 토사유출, 엔진오일통 방치 등에 대해 즉각 시정할 것임을 밝혔다.

그러나 윤종성 청정환경연대 감시단장은 “폐기물이 아무런 안전시설 없이 방치돼 토양·수질오염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폐기물 수거가 끝난 후 설치한다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아니냐”며 “이미 환경오염이 진행된 후 오염억제시설을 설치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춘천 권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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