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블록, 경계석 등 인터로킹 블록 섞인 토사를 농지 성토재로 반출
▲한라건설이 신축공사 현장 기초터파기 과정에서 발생한 토사를 반출해 인근 농지개량을 위한 성토재로 사용했는데 인도블록(원안) 등 폐기물이 발견되고 있다.
한라건설이 폐기물인 인도블록, 경계석 등 인터로킹 블록이 섞인 토사를 한 농가의 농지개량 성토재로 반출해 건설폐기물을 부적절하게 처리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말썽을 빚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에 따르면 지난 11월 24일부터 강원 춘천시 옥천동 한림대학교 산학협력관 신축공사 현장 기초터파기 과정에서 발생한 토사를 춘천 혈동리 소재 신안산업의 채석광산 되메우기용으로 반출했다.
그런데 처음에는 굴삭기 채바가지를 이용해 인도블록 등 이물질을 걸러낸 후 반출했으나 11월 26일에는 이러한 작업과정 없이 인터로킹이 섞인 불량토사를 그대로 농지개량 성토재로 반출했다는 것.
(▲사진 원안) 이에 본 취재진이 문제의 농지를 찾아가 살펴 본 바 반입된 토사에는 온전한 상태 또는 부서진 인도블록과 폐목재, 철근 등 폐기물이 섞여 있음을 확인할 수가 있어 제보 내용이 사실임을 직감했다.
이처럼 반입된 토사 표면에서 적지 않은 인도블록 등이 발견되고 있는 점에서 비춰 보면 그 속은 어떠할지가 짐작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농지 주인의 아들은 “반입되는 토사를 지켜봤는데 인도블록 등 폐기물이 섞인 상태가 처음 두 차 분량은 좀 심했다”고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해 주면서 이물질을 골라내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보다 앞서 한라건설 관계자와 공사현장을 둘러보는 과정에서 굴삭기 버킷으로 토사를 덤프트럭에 싣는, 즉 채바가지로 걸러내는 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모습이 포착됐다. 그 이유에 대해 현장 관계자는 “원지반 굴착이기 때문에 굳이 채바가지로 걸러낼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취재진이 그 토사 운송 차량을 뒤따라가 곧바로 농지에 하역한 토사에서 온전한 상태의 인도블록 서너 개를 농지 주인 아들과 확인할 수가 있었다.
이같이 한라건설 관계자가 원지반을 굴착하기 때문에 폐기물을 걸러낼 필요가 없다고 했으나 실상은 인도블록 등 폐기물이 섞여 나오고 있었으며, 이는 과거 발주처인 한림대학교 측에서 인도블록, 경계석 등을 묻었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어쨌든 재차 찾은 한라건설 관계자는 “공사를 일괄도급 받았기 때문에 폐기물처리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고 밝히면서 “토사를 반출하기 전에 굴삭기 채바가지로 걸러내고 있어 인터로킹이 섞여 나갈 일이 없고, 설령 섞여 나갔다 손치더라도 소량의 주먹만 한 크기일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이에 취재진이 농지에 반출된 토사에 석여 있는 온전한 상태의 인도블록 사진을 보여주자 그는 “한두 개 섞여 나가는 것은 어떡해 할 수가 없다”고 말하면서 다른 질문에 대한 공식적인 즉답은 안 하겠다고 밝히면서 이후부터는 굴삭기 채바가지로 걸러서 반출하겠다고 철썩 같이 약속했다.
(▲사진 원안) 하지만 그 약속은 공염불에 불과했다. 이날 오후 4~5시 동안 문제의 농지에서 지켜봤지만 여전히 온전한 상태의 인도블록이 토사에 섞여 매립되고 있었기 때문. 결국 일단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임기웅변으로 내놨던 비양심적인 약속에 대해 씁쓸함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익명의 제보자 A씨는 “당초 계획에도 없던 폐기물이 발생하자 폐기물처리비용 등의 절약을 위해 반출하는 토사에 섞인 폐기물을 선별작업하지 않은 것 같다”고 의구심을 제기하면서 “폐기물을 토사에 섞어 부적절하게 처리하고 있다는 오해를 받고 싶지 않다면 선별작업을 확실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한국자연경관보전회 환경감시단은 “토사 반출 전에 채바가지로 걸렀다면 온전한 상태의 인도블록이 섞일 일이 전혀 없을 텐데 아마도 이 과정을 안 한 것 같다”라며 “그리고 어쨌거나 폐기물이기 때문에 한두 개 섞이는 건 어떡해 할 수가 없다는 현장의 편의적인 생각을 버리는 게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농지개량 성토재는 현 토지의 흙보다 양질의 흙이어야 하는데 위 농지는 건설사의 비양심적인 행위로 인해 어처구니없게도 불량토사를 사용했다는 오점을 남겼다”라며 “관할 지자체는 이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한 조사를 펼쳐야 할 것”이라고 강력 단속을 촉구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이날 인적사항도 밝히지 않은 익명의 한 사람이 본사로 전화를 걸어 취재진의 소속여부 등을 물으며 신분을 확인하기도 했다.
<권혁경 기동취재부장>
HBS뉴스광장 http://www.hbsnews.com/ynews/ynews_view.php?code=&pid=4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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