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환경 ‘왜 이래?’···관리감독 뭐했나?

시멘트 밀크 토양 오염, 폐기물관리 부실, 불량 순환골재 사용 등

 

민자고속도로 건설공사 현장에서 인근 2개 공구의 동일 건설사에 대해 환경문제점을 지적 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환경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건설사의 환경마인드 부족은 물론 관련 단속기관의 관리감독마저 부실하다는 비난이다.

 

본지는 지난 6월 20일 한국도로공사가 사업관리 주관·시행부서, 서울북부고속도로(주)가 민간사업 시행자, 대우건설이 시공 중인 ‘구리~포천 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2, 4공구’의 환경문제점을 지적했으며 민간사업 시행자측 등은 향후 재발방지 및 현장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약속을 해 온바 있다.

(http://www.snsreporter.co.kr/sub_read.html?uid=6487§ion=sc4§ion2=환경

http://blog.daum.net/khk2021/15712915)

 

그리고 본 취재진이 환경단체와 함께 지난 12일 해당 현장을 점검해 본 결과 지적한 부분에 대해 말끔하게 처리한 모습과 현장이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 직업에 대한 뿌듯함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런데 동일 건설사가 시공 중인 5공구 현장을 둘러보면서 이런 뿌듯함은 서서히 사라져 갔다. 심지어는 터널 굴착공정 준비 현장서 만난 위본건설(주) 관계자의 비아냥대는 말투에 불쾌감마저 들었다.

 

어쨌든 간에 지적당하지 않았던 이 현장의 환경 문제점은 아마도 관리감독 책임주체인 서울북부고속도로(주)의 관리감독 의지결여 이거나 능력 부족일 가능성도 배재할 수는 없을 듯싶다.

 

■ 환경·폐기물관리 부실...오염 가중

 

지난 12일 현재 터널 입구 상부 법면의 붕괴, 유실 등 방지를 위해 시멘트 밀크(시멘트+물+팽창재)를 사용해 안정화 작업을 진행 중인데 이 때 사용하는 팽창재는 수화 반응(시멘트와 물이 화합하는 것)에 의해 에트링가이트(ettringite) 또는 수산화칼슘 등을 생성해 모르타르 또는 콘크리트를 팽창시키는 작용이 있는 혼합재이다.

 

그리고 시멘트 밀크의 주성분이 인체와 환경에 위해한 중금속 성분이 함유된 시멘트인 만큼 잔여물로 인한 토양과 지하수 등의 오염 방지를 위해 바닥에 고랑을 만들어 비닐로 감싸는 등 완벽한 배수로와 침사지를 조성해야 한다.

 

 

 

(▲사진) 하지만 해당 현장은 이 같은 저감시설을 설치하지 않아 토양이 시멘트 물로 뒤섞여 굳어 있는 상태이며, 조성한 침사지 역시 부실해 시멘트 물이 아래로 흘러 한 곳에 흥건하게 고여 있는 등 토양 및 지하수 오염을 부추기고 있다.

 

이미 독성 강한 시멘트 물은 토양 속으로 스며든 것이 자명해 지하수 등의 오염을 가중시켰을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며, 위본건설 관계자가 보는 앞에서 사진촬영 등 지적에도 불구하고 아무렇지 않게 말하면서 치우려고도 하지 않고 있는 점에서 비춰보면 시멘트 위해성을 아예 상실한 듯싶은 인상만 들었다.

 

이와 관련 위본건설 관계자는 “침사지를 조성했는데도 아래로 흘러 내려가고 있다”며 “예쁘게 만든 침사지에 대해선 사진을 안 찍고 왜 흘러내려간 곳만 찍느냐? 침사지도 멋있게 찍어 달라”고 비아냥대며 말했고, 취재진은 안 좋은 분위기에 할 말을 잃어 황급히 현장을 빠져나왔다.

 

이 뿐만이 아니라 귀락지하차도 조성 현장 주변에선 환경불감증을 고스란히 드러내 보이고 있는 상태다.

 

환경부에 따르면 세륜시설에서 발생하는 슬러지(찌꺼지)는 차량 하부조직에 묻은 기름과 브레이크 라이닝에 함유된 석면 등 위해물질이 함께 세척돼 섞이기 때문에 건설폐기물 증 건설오니(지정폐기물에 해당되지 않을 경우)에 해당돼 마대자루 등에 담아 비에 안 맞게 비가림시설을 갖춘 슬러지 건조장에 보관해야 한다.

 

(▲사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현장은 세륜슬러지로 추정되는 토사더미를 인근 토양 위 풀숲에 방치하고 있는데 주변에 슬러지 건조장과 토사를 퍼낸 웅덩이 등이 없는 점으로 보면 세륜슬러지일 가능성이 매우 커 보였다.

 

옛말에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이란 말이 있고 이 두말을 합친 사자성어가 ‘과전이하(瓜田李下)’이며, 이 말은 오이 밭에서는 신발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을 바로잡지 말아야 한다는 뜻으로 즉, 쓸데없이 의심 살 만한 행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사진) 또한 폐기물보관소에는 음료캔, 종이컵, 부탄가스통 등 생활계폐기물을 비롯 온갖 폐기물이 혼합돼 뒤섞여 있는 상태다.

 

이는 건설폐기물은 폐기물의 종류와 성질·상태별로 재활용 가능성 여부, 가연성이나 불연성 여부 등에 따라 구분해 보관해야 하며, 작업인력이 생활하면서 배출시키는 음료캔, 종이컵, 음식물쓰레기 등 생활계폐기물 역시 별도 보관해야 한다는 규정을 어기고 있는 것.

 

 

(▲사진) 특히 바로 옆의 위험물보관소에는 엔지오일 용기 뚜껑을 아예 개방하여 사용하다보니 소량 외부로 유출된 흔적도 있었으며, 사용 종료된 엔진오일 용기 등도 함께 보관, 보관소 밖의 토양을 오염시켜 놓은 상태다.

 

더구나 보관소 뒤편에는 물웅덩이가 있어 수질오염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로 지정폐기물 관리는 물론 잡풀이 우거져 있는 상태인 등 대체적으로 폐기물보관소 관리가 부실했다.

 

(▲사진) 또한 비에 맞을 경우 썩어서 침출수 발생이 우려되는 원통의 폐종이를 폐기물로 생각하지 않은 듯 저감시설도 갖추지 않은 채 풀숲에 방치하고 있다.

 

(사)한국자연경관보전회 환경감시단 관계자는 “공사초기부터 환경과 폐기물관리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라며 “아무리 사소한 환경 위반 행위라도 종국에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지 말란 법이 없으므로 올바른 환경마인드를 갖고 공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 녹슨 철근 방치...자칫 부실시공 우려

 

 

(▲사진) 공사현장에서 철근의 부식 방지를 위해 비에 안 맞게 캡을 씌우거나 천막으로 덮는 게 통상적인 방법인데도 노출시켜 부식속도를 가속화 시키면서 녹슨 철근이 흉물스러운 등 부실시공이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녹슨 정도가 장갑으로 만져서 묻어 나오면 녹을 제거한 후 사용해도 구조적으로 문제가 없으나 철근에서 녹 딱지가 떨어질 경우 녹을 완전히 제거한 후 사용할 것을 조언한다.

 

특히 녹슨 철근을 사용하면 철근과 레미콘사이에 수막현상이 발생돼 흡착력 저하로 강도가 나오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방청제 사용 녹 제거 역시 녹물이 바닥에 떨어져 바닥에 대한 흡착력 저하 및 환경적으로 위해한 만큼 철근을 녹슬지 않게 하는 것이 부실시공 등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귀띔하고 있다.

 

■ 불량 순환골재(폐기물) 사용 논란...검수 및 검증확인 절차 안 지킨 듯

 

이와 함께 해당 현장은 현장 내에 사용한 순환골재가 이물질 함유량이 기준치 이상으로 판단돼 불량골재 즉 폐기물을 사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있다.

 

현행 건설폐기물의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순환골재’란 물리적 또는 화학적 처리과정 등을 거쳐 건설폐기물을 동법 제35조에 따른 순환골재 품질기준에 맞게 만든 것을 말하며, 동법 시행규칙 별표 1의2에 따라 그 최대지름이 100mm이하이고 유기이물질 함유량이 부피기준으로 1%이하가 되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폐콘크리트 등 건설폐재류가 중간처리시설을 거쳐 순환골재로 생산됐더라도 이 같은 기준을 초과했을 경우에는 폐기물에 해당된다.

 

특히 중간처리업체는 ‘국가표준기본법’ 제23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해 인정을 받은 시험·검사기관 등 순환골재 품질검사 능력이 있다고 인정되는 기관에서 시험성적서를 발급받는 등 품질기준을 준수해 판매해야 한다.

 

 

▲현장 진입로 등에 사용한 순환골재에 이물질 함유량이 심해 불량 순환골재, 즉 폐기물에 가깝다.

 

그런데 지난 12일 현재 귀락지하차도 조성 현장 인근의 진입로 등에 사용한 순환골재는 언뜻 봐도 온통 폐목재 투성인 등 이물질 함유량이 법적 허용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확인돼 불량 순환골재를 사용했다는 의혹이다.

 

순환골재 납품업체가 골재 생산과정에서 횡풍 및 물속에 침전 등의 과정을 거쳤더라면 얼마든지 폐목재 등의 이물질을 골라냈을 법한데도 고스란히 섞여 있는 점에서 보면 이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환경단체에선 반입한 골재가 폐기물이라는 것이 육안 식별 가능한데도 그대로 사용했다는 것은 ‘알면서도 모른 척’ 얼렁뚱땅 넘어갔다는 의혹을 내놓았다.

 

왜냐면 골재를 사용하기 위해 반입 시 당초 제시한 시험성적서 품질기준에 적합한지 여부를 철저하게 검수 및 검증 확인해야 하는데 이 과정을 제대로 지켰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하기엔 골재에 이물질이 너무 섞여 있는 불량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간처리업체의 비양심적인 골재 생산 및 판매행위도 문제지만 현장에서 골재 반입 시 시험성적서만 믿고 검수 및 검증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사용하는 게 더 큰 문제다. 중간처리업체의 불량 골재 생산을 부채질 하고 있는 셈이기 때문.

 

그래서 혹자들은 말하고 있다. 단속권자인 관할 지자체는 이러한 불량 골재를 판매하는 비양심적인 사업장이 다시는 건설현장 등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조사하여 적법조치를 해야 한다고.

 

건설업계 관계자는 골재에 함유된 유기이물질은 시간이 경과 할수록 주변 토양 등에 섞이거나 바람에 날리는 등 자연적으로 소실돼 나중에는 폐기물이던 불량 골재가 그대로 묻혀 버리는 게 다반사라고 귀띔하고 있다.

 

그러므로 해당 현장은 스스로 불량 골재를 전량 걷어내는 양심을 가져야 하며, 관할 지자체는 폐기물이 불법 매립되는 일이 없도록 현장 및 업체에 대한 철저한 조사 및 단속을 펼쳐야 할 것이다.

<권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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