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기사

금호건설, 수질오염 안중에 없는 듯 ‘환경의식’ 결핍

은쉬리 2012. 7. 26. 01:03

춘천 강촌~창촌 간 도로 현장, 북한강변에서 레미콘슬러지 무단 투기 등

 

▲북한강 주변에서 레미콘슬러지를 무단 투기하는 ‘상식 밖’의 환경의식으로 인해 수질 등의 오염에 노출돼 있다.

 

수도권 시민들의 상수원인 북한강에서 공사를 진행하면서도 수질오염 따윈 아랑곳 하지 않은 듯 레미콘슬러지를 무단투기 하는 심각한 환경의식 결핍 상태를 보여 주변 시선이 따갑기만 하다.

 

강원도가 발주한 ‘지방도 403호선 춘천 강촌~창촌 간 도로 확·포장 공사’ 공정 중 현재 춘천시 남산면 옛 강촌역사 앞 북한강에 춘천의 관문을 상징하는 제2강촌교 건립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레미콘슬러지는 침출수로 인한 토양 및 지하수 등의 오염을 막기 위해 침출수가 스며들지 않도록 바닥이 포장되거나 지붕과 벽면을 갖춘 곳에 보관토록 하는 등 현장에서의 무단투기를 철저히 금지하고 있다.

 

특히 시멘트에 함유된 중금속 가운데 6가크롬은 인체에 가장 직접적인 악영향을 주는 발암물질로 알레르기성·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해 아토피 질환을 더욱 악화시키고 신장과 간에도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심각성 때문에 환경부는 시멘트에 함유된 유해 환경호르몬인 6가크롬의 함유기준을 20㎎/㎏이하로 낮추는 등 강화했다.

 

▲북한강 주변에 레미콘슬러지를 무단 투기했다.

 

그런데 지난 25일 현재, 익명의 제보에 따라 해당 현장을 찾은 결과 건립 중인 강촌교 진입 비포장도로에 레미콘슬러지를 토양 위에 무단 투기하는 ‘상식 밖’의 모습을 보이면서 토양 및 지하수 오염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더욱이 북한강물이 흐르는 곳에서 불과 1~2m가량 밖에 안 되는 곳에 레미콘슬러지를 서슴없이 투기해 놓고 있다 보니 비가 올 경우 시멘트 물의 유입이 불가피하는 등 심각한 환경의식 결핍을 보이고 있다.

 

▲무단 투기한 레미콘에서 발생한 시멘트 물이 흐르면서 토양에 섞이고 차량으로 인해 주변으로 유출됐다.

 

게다가 무단 투기 당시 수분 함량이 100%에 가까워 시멘트 물이 흐르면서 토양과 뒤범벅이 되거나 차량 바퀴에 묻어 주변으로 유출돼 버린 상태 등 대형하천 주변에서 진행하는 공사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다.

 

문제는 해당 장소가 상부에 있는 의암댐의 수문을 개방할 경우 침수되는 곳으로 요즘 같은 불안전한 기후엔 언제 폭우가 내려 댐의 수문이 개방돼 강물이 넘칠지 모르는데도 침수예상지에 레미콘슬러지를 무단투기 했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이 아닐 수가 없다.

 

또한 레미콘슬러지 무단 투기 현장 인근에는 저감시설도 갖추지 않은 채 비록 소량일지라도 폐콘크리트를 보관, 이 역시 바로 옆 북한강의 수질이 오염에 노출돼 있는 상태를 떠나서 보기에도 흉물스럽기 짝이 없을 정도다.

 

만약 본 기자가 이런 모든 상황을 지적하지 않았더라면 투기한 레미콘슬러지는 그대로 토석에 섞여 매립됐거나 주변의 하천으로 휩쓸려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게 혹자들의 목소리다.

 

이에 대해 시공사 관계자는 “이렇게 레미콘슬러지를 무단투기 하면 안 되는데 관리자들이 식사를 하러 간 사이 레미콘차량이 그런 것 같다. 곧바로 인력을 동원해 걷어 내 폐기물로 처리 하겠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레미콘회사에게 철저한 교육을 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강변에 레미콘슬러지를 무단투기 하는 ‘상식 밖’의 환경의식을 갖고 있다 보니 다른 폐기물에 대한 관리도 다소 허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로 예정부지에 미수거한 폐콘크리트가(사진 회색 부분) 토석에 섞이고 있다.

 

본 기자가 해당 현장 도로 예정부지에 폐콘크리트가 수거되지 않은 채 토석에 섞이고 있다는 제보를 확인하기 위해 확인한 결과 모두 3곳에서 폐콘크리트(폐레미콘 포함) 잔재물이 널브러져 있는 것을 목격할 수가 있었다.

 

▲도로 예정부지에 미수거한 폐콘크리트 잔재물

 

물론, 그다지 많은 양은 아니었지만 시멘트의 위해성 때문에 중간처리를 거치지 않고는 어떠한 이유로도 현장 재활용으로 임시 유용조차 안 되는 것처럼 엄격한 관리가 필요한데 이를 준수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폐콘크리트가 토석에 섞여 있다.

 

설상가상, 폐아스콘의 경우 다른 건설폐기물과 분리해 배출, 보관, 운반, 중간처리 해야 하는데도 해당 현장은 기존 도로의 가장자리에 배수로를 조성하면서 발생한 폐아스콘 잔재물의 수거가 미흡해 토석에 섞여 있는 상태로 언뜻 봐도 폐기물에 가깝다.

 

▲폐아스콘 잔재물(사진의 검은 물체)이 섞인 토석은 폐기물인데도 유용하고 있다.

 

게다가 폐아스콘의 크기가 순환골재 중간처리 기준인 100mm를 초과하고 있고, 충분히 분리수거가 가능한데도 토석에 섞여 있는 채로 배수로 둑 조성에 버젓하게 사용, 도무지 믿기 어려운 어이없는 공사 진행을 보였다.

 

▲폐아스콘(사진의 검은 물체) 잔재물이 토석에 섞여 있다.

 

이 역시 본 기자가 폐콘크리트 방치와 폐아스콘 미수거 등을 지적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그대로 성토재에 섞여 매립됐을 것이란 게 주변의 지배적인 목소리다.

 

▲수거하지 않은 폐아스콘(사진의 검은 물체)

 

이밖에 도로 예정부지 라인에 임시 보관 중인 임목폐기물은 표지판에 ‘보관기간 : 2012. 5. 30’이라고 표시해 놓고도 아직까지 처리하지 않고 있어 관련법이 무색하기만 하다.

 

▲건립 중인 강촌교 하부에 설치한 오탁방지망이 허술해 제 효과를 낼지 의문이다.

 

이와 함께 설립 중인 강촌교 하부에 오탁방지망을 설치했으나 그 길이가 턱 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왜냐면 강촌교 가교에서 작업이 이뤄지고 있어 시멘트 가루와 흙 등의 불순물이 강물에 떨어지는 것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강둑에까지 오탁방지망을 설치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따라서 해당 현장은 북한강 주변에서 진행하고 있는 공사란 점을 항상 염두하고, 지금 당장 눈앞에서 오염현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시야를 갖고 레미콘슬러지 무단투기 등의 행위를 철저히 금지해 바로 옆 강촌 유원지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권혁경 기동취재부장>

 

환경경찰신문 http://www.environnews.co.kr/ylife/ynews_view.php?code=LF04&pid=3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