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캐슬 춘천, 안전과 환경은 뒷전!

안전모 등 보호구 미착용 상태에서 공사를 진행, 추락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시멘트 가루가 비산하고 시멘트 물 방류가 의심(원안) 되는 등 환경오염이 우려된다.

 

말뿐인 ‘보호구 착용 의무화’

춘천 사농동 ‘롯데캐슬’ 현장

안전과 환경은 뒷전으로 ....

 

최근 춘천지역 건설공사 현장에서 안전관리 소홀로 인해 추락에 따른 인명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아직도 안전을 무시한 채 공사를 진행하는 현장이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춘천시 사농동 소재 롯데캐슬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은 지하2층~지상15층 규모로 8개동 및 부대복리시설 등 총 669세대 입주를 위해 오는 2008년 11월 완공을 목표로 현재 32%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해당 신축 아파트 공사현장은 지난 12일 보호구를 아예 착용하지 않은, 또는 안전모는 착용했으나 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일부 인부들이 102동 9층 아파트 층간 슬라브 콘크리트 타설을 위한 시설물 설치 작업을 진행하는 광경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특히 시설물 설치 작업을 위한 자재운반 대형 타워크레인이 인부들의 머리위로 움직이고 있으나 보호구 미착용 한 인부는 물론 안전모만 착용한 인부들 역시 두손을 높이 들어 타워크레인에 매달린 자재를 잡아내리는 아찔한 모습도 목격됐다.

 

이같은 안전모 미착용 상태는 102동 뿐만 아니라 103동에서도 서너명이 발견됐고 레미콘 타설이 진행되는 곳에서도 안전모를 미착용 한 인부가 펌프카 호스를 잡고 움직이는 광경이 목격되는 등 안전이 실종된 현장임을 그대로 드러냈다.

 

산업안전관리공단 관계자는 “안전모 등 보호구는 근로자 보호차원에서 추락 및 낙하 위험이 있을 경우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며 “9층 높이 더구나 타워크레인 아래에서 작업을 진행할 때에는 안전모 등의 착용은 당연히 필수”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해당현장 안전 담당자는 “안전모와 벨트 착용을 의무화 하고 있다”며 “간혹 상부에서 자주 움직이는 인부들은 안하는 경우가 있어 사무실에서 매일 CCTV로 모니터링을 통해 보호구 미착용을 강력 단속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각 현장에 작업 지시하러 하루에 두 번은 가기 때문에 보호구 미착용에 대한 단속은 철저히 이뤄진다”며 “아마도 잠깐 안전모를 벗은 것이 우연하게 발견됐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취재진이 문제의 현장에 대해 장시간 동안 취재했음을 밝히자 그는 “오늘은 CCTV로 모니터링은 하지 못했고 현장 위주로 단속을 하다보니 바쁜 관계로 매일 각 현장에 못 갈 수 있다”고 애써 말을 바꿨다.

 

그러나 해당 현장의 이같은 안전관리 소홀은 취재진이 지난 10월 13일 똑같은 상황을 목격하고 현장 관계자에게 시정을 요구했던 사항이며, 아직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은 ‘보호구 착용 의무화’란 주장이 헛구호에 지나지 않는 다는 것을 시사해 주고 있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시공사 측은 일용직 근로자의 경우 매일매일 교육 및 단속을 해도 지켜지지 않고 있음을 하소연하고 있지만 안전소홀 공사진행 상황이 재차 발견되는 점으로 미뤄 실제로 교육과 단속이 이뤄지고 있는 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품지 않을 수가 없다.

 

노동부 산업안전보건국 관계자 역시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곳에서는 절대 사고가 발생하지 않고 오히려 사고를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대형 안전사고가 발생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는 바, 시공사와 인부들은 사소한 안전소홀이 귀중한 생명을 잃게 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밖에 해당 현장은 아파트 내 벽체 등에 대한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면서 외부에 시멘트 가루 비산을 방지하는 방진망 등의 저감시설이 없어 시멘트 가루가 연기처럼 비산, 현장 내 인부들은 물론 인근 지역 주민들의 건강마저 위협하고 있다.

 

또한 현장과 연결된 인근 실개천 바닥에 하얀 침전물이 쌓여 있어 시멘트 가루의 유출이 의심되고 식당에서는 완전 정화되지 않은 오폐수 방류 또한 의심이 되는 등 환경관리가 다소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과 환경을 소홀히 한 채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현장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고 근로자들의 안전과 환경보호를 위해서라도 관련 관리감독 기관의 지속적인 단속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춘천=권혁경 기자>

 

(본지 11월 14일자 10면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