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수 늑장대처 시민 ‘분통’
군부대 “발생될 만한 원인 없다”
춘천시 “기름 아니라 그냥 뒀다”
군부대 담장 인근에서 원인 모를 폐수가 발생돼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으나 해당 지자체와 군부대가 책임을 회피하며 늑장대처하고 있어 시민들이 분통해 하고 있다.
춘천시 석사동 소재 00경자대대 담장 인근에서 원인불명의 시커먼 물이 장기간 흘러나와 인도블럭 위를 까맣게 뒤덮고 10여m 가량 뱀꼬리처럼 흘러 횡단보도와 도로 가장자리를 경유해 우수관로에 유입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취재진이 지난 3일 제보를 받고 현장을 방문했을 때에도 발생됐던 것으로, 군부대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시민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지 않고 도시미관 청결을 위해서라도 군부대 측이 청소를 실시할 것임을 약속했었다.
그러나 지난 7일 시민들의 제보가 잇따라 현장을 방문해보니 아무런 조치가 안됐고 오히려 물의 유출상태가 더욱 심각해 바닥이 시커멓게 오염돼 있는 등 군부대의 전형적인 임기웅변을 그대로 보여줬다.
문제는 해당 장소가 기름으로 오염돼 최근 토양복원 정화작업을 마친 곳으로, 만약 복원작업이 부실했다면 유출된 폐수가 인근 우수관로 유입에 따라 수질오염을 초래할 수 있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환경단체의 우려이다.
환경단체 한 관계자는 “현재 지표 밖으로 유출된 물은 해충이 날리고 있는 등 폐수”라며 “해당 지점이 과거 오염된 토양이였던 만큼 토양복원 정화작업이 부실했었다는 의혹도 묵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실제 취재진이 확인한 바도 지표로 유출된 물은 황색과 검은색 및 기름띠처럼 무지개 빛깔을 띠며 계속적으로 흐르고 있어 지하수 및 우수 등 깨끗한 물이 유출되고 있는 것은 아닌 듯 추정된다.
토양 정화작업지에서 경작하는 한 시민은 “예전에는 물이 흘러나오지 않았는데 토양복원 정화작업이 이뤄진 후에 물이 흘러나오고 있다”며 “정화작업 과정에서 지하수를 건드렸을 가능성도 있는데 물의 상태로 봐서는 지하수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 3일 군부대 관계자는 담장 밖은 춘천시 소유라 흙을 걷어내 확인해 볼 수 없을뿐더러 인도블럭을 걷어내고 물의 흐름을 인근 우수관로에 유입하는 것 역시 불가능한 일임을 밝혔다.
또 부대내 상수도 관로 파손 등으로 인한 누수가 지하수를 통해 담장 밖으로 흘러나온 것이 아니냐는 의혹과 관련해 최근 오폐수 및 상수도 관로에 대한 조사를 해봤으나 별다른 문제점을 찾지 못했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문제가 붉어지자 8일 춘천시 관계자는 “한달 전 현장을 방문했으나 유류가 섞인 물이 아닌 것 같고 ‘꽐꽐’ 뿜어 나오는 것도 아니라서 그냥 뒀다”며 “현재에도 기름이 섞인 것 같지는 않고 검은 물인 점으로 미뤄 군부대내 오수관에서 누수가 발생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만큼 정리 작업 등 인도 및 차도에 유입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겠다”며 “군부대에서 해당 현장과 주변에 대한 굴착 작업을 통해 원인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군부대 관계자 역시 “문제의 현장 인근에 있는 우수관로 집수정 부근을 굴착해 원인 조사에 나설 것”이라며 “폐수로 인한 불편을 겪지 않도록 반드시 원인을 밝혀낼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환경단체 관계자는 “오염된 물이 아니라도 도심지에서 물이 흘러나와 미관훼손은 물론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데 한달이 넘도록 방치한 것은 민원을 무시한 처사”라며 “언론이 개입되자 지자체와 군부대가 움직이는 것은 전형적인 늑장대처의 본보기”라고 성토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폐수를 놓고 시와 군부대 측이 고심하고 있는 사이 도시미관 훼손은 물론 애끗은 시민들만 고통 받고 있다.
<춘천=권혁경 기자>
(본보 11월 9일자 1면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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