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공영차고지 조성공사, 폐기물관리 엉망...관련 자료 “알려 줄 수 없다”
▲세륜슬러지 보관함도 갖추지 않고 웅덩이에 보관, 토양 및 지하수 등 2차 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춘천도시공사가 발주한 ‘춘천공영차고지 조성공사’ 현장은 건설폐기물 관리가 허술한 가운데 관련 자료에 대한 공개를 거부,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지방공기업으로서의 자질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토목·건축공사 현장의 세륜시설에서 발생하는 세륜슬러지는 건설폐기물 중 건설오니(지정폐기물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에 한함)에 해당돼 슬러지를 세륜기 바로 옆 보관함에 받은 후 마대자루 등에 담아 비에 안 맞게 비가림 시설을 갖춘 슬러지 건조장에 보관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4월 30일 현재 해당 현장은 세륜기 옆에 보관함 설치는커녕 커다란 웅덩이를 조성해 세륜슬러지를 보관하는 ‘상식 밖’의 폐기물관리를 보이며 토양 및 지하수 등 2차 오염을 가중시키고 있었다.
또한 세륜기 근처에는 세륜슬러지 건조장이 전혀 없었으며, 인근 토양 위에 세륜슬러지를 퍼올려 놓거나 비가 와서 고랑을 따라 휩쓸려 내려간 흔적이 역력 하는 등 세륜슬러지가 폐기물이란 사실을 망각해 버린 것 같다는 의심만 들었다.
분명히 알아 두어야 할 것은 세륜슬러지에 대해 용출시험결과 유해물질 함유기준 이내이고 토양오염우려기준 이내인 경우 수분함량 70% 이하가 되도록 탈수·건조해 무기성오니의 재활용용도 및 방법으로 재활용 할 수 있으며, 그 외는 탈수·건조 등에 의해 수분함량 85% 이하로 사전처리 한 후 매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목폐기물과 보온덮개(원안) 등 폐기물관리가 허술, 비산먼지발생 가중 및 화재 등에 노출돼 있다.
이와 함께 건설공사 현장에서 벌목, 벌근 등으로 발생하는 나무뿌리, 잔가지 등 임목폐기물은 건설폐기물이 아닌 사업장생활계일반폐기물로 분류, 건설폐기물 보관 방법에 준해 방진덮개, 가변배수로, 침사지 등의 저감시설을 갖춘 후 90일까지 보관 가능하다.
그런데도 해당 현장은 두 곳에서 임목폐기물의 방진덮개 등 저감시설도 설치하지 않은 채 보관 중이며 나무가 부식해 보이는 등 육안 식별로는 보관 기한도 초과한 것으로 추측됐으나 임시야적장 표시판조차 설치돼 있지 않아 확인은 불가능했다.
게다가 토목·건설공사 현장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은 가연성·불연성, 종류별·성상별로 분리·선별해 흩날리거나 흘러내리지 않도록 덮개 등 저감시설을 갖춘 곳에 보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임목폐기물 옆에 폐비닐, 폐스치로폼 등 가연성 폐기물은 물론 건설폐재류인 폐콘크리트까지 함께 보관하고 있다.
▲임목폐기물 옆에 폐콘크리트 등 건설폐재류와 가연성 폐기물을 분리선별 하지 않은 채 혼합 보관 중이다.
또 비포장도로에 포설했던 것으로 보이는 보온덮개에는 차량 하부조직에서 떨어진 기름 및 브레이크 라이닝에 함유된 석면 등이 묻었을 것으로 가정해 보관에 신경을 기울여야 하는데도 토양 위에 보관 중이다.
해당 현장이 2010년 8월 착공하고 임목폐기물의 상태가 바삭 말라 있는 점으로 미뤄 상당기간 방치돼 온 것으로 추정됐으며, 자칫 불똥이라도 뛸 경우 화재가 발생해 인근 야산 등으로 번질 우려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이에 취재진은 춘천도시공사 직원에게 이름, 소속 언론사 등 신상정보를 밝힌 후 임목폐기물에 대한 최종 반출날짜를 확인 요청했으나 이 직원은 “알려 줄 수가 없다. 알고 싶으면 사무실로 찾아와라”는 등 자신의 이름조차 밝히지 않은 채 시종일관 사무실로 찾아오라는 태도로 일관했다.
이처럼 현장에서 환경관련법과 부합되는 행위를 하고 있어 이를 알려주면서 참고사항을 물었으나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구태의연한 모습으로 “알고 싶으면 찾아오라”는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게 작금의 공기업으로서의 현실이란 사실에 어의가 없었다.
이 같이 발주처에서 조차 관련 사항을 밝히기 꺼려하다 보니 토사운반 공사차량은 아예 세륜기를 비껴 나오거나 뒷바퀴만 엉성하게 세척했으며, 이로 인해 비포장도로 50여m를 거쳐 도로에 토사가 유출돼 비산먼지발생을 가중하고 있었지만 비포장도로에는 부직포조차 포설하지 않은 상태다.
▲토사운반 차량이 세륜기를 통과하지 않고 비켜 나오고 있다.
더욱이 안전신호수조차 상주하지 않고 있으며, 비포장도로에 깔았던 순환골재(재생골재)에는 폐목재 등 이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어 육안적인 식별로도 순환골재가 아닌 불량골재로 판별돼 전량 걷어야 할 지경이다.
그 이유는 폐콘크리트 등 건설폐재류가 단순 파쇄·분쇄의 중간처리를 거쳐 순환골재(재생골재)로 생산했더라도 다른 이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을 경우 순환골재가 아닌 폐기물이라고 환경부는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포장도로에 사용한 순환골재(재생골재)에 이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어 폐기물로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간처리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이 같이 순환골재(재생골재)에 폐목재 등 다른 이물질이 함유돼 있는 경우는 대부분 단순 파쇄·분쇄 과정만 거치고 비용 문제로 물속에 침전 및 횡풍으로 이물질을 제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귀띔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해당 현장은 콘크리트 구조물 생산 과정에서 바닥에 비닐 등 불투수성 재질도 깔지 않았으며, 사용하고 남은 잔여 폐레미콘을 토양 위에 쏟아놔 2차오염을 가중시키고 있다.
▲콘크리트 구조물 생산 시 바닥에 비닐 등 불투수성 재질도 깔지 않았으며, 폐레미콘을 토양 위에 쏟아놨다.
춘천도시공사 홈페이지에 밝힌 사장의 인사말을 요약하면, ‘시민의 삶의 질 향상 목적’, ‘아름답고 살기 좋은 푸른 춘천’ 조성 및 저탄소 녹색성장 등을 담고 있는데도 환경관리에는 전혀 무관심해 보이는 현재의 현장 상태는 어떤 이유로 설명이 가능한지? 묻고 싶다.
또한 ‘자율적인 책임경영, 주인의식 참여경영, 변화추구 혁신경영, 상생협력 열린 경영’을 부르짖으면서도 취재진의 물음에 ‘모르쇠’로 일관하며 사무실로 찾아오라는 태도는 이에 반하는 행위가 아닐런지?
아울러 임직원 윤리/행동강령에서 역시 ‘우리는 생명을 존중하고 자연과 환경보호활동에 앞장서서 깨끗한 자연환경을 후세에 전하도록 최선을 다한다’고 밝히면서 취재진의 환경문제 지적에 뉘우침 없이 그저 알고 싶으면 사무실로 오라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은 반드시 사라져 하며, 환경은 꼭 지켜야 할 것이다.
<권혁경 기자>
SNS국민기자단
http://www.snsreporter.co.kr/sub_read.html?uid=381§ion=sc4§ion2=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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