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기사

흥화, 환경 ‘뒷전’ 막무가내 공사로 ‘오염 무방비’

은쉬리 2012. 4. 25. 12:09

주문진~속초간 4공구, 토사운반 시 저감시설 전무 등

 

 

▲토사운반 차량이 세륜·세척 과정도 거치지 않고 도로에 진입하고 있다. 물론 진·출입로에는 기초저감시설인 보온덮개 등도 포설하지 않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서 발주하고 (주)흥화가 주시공사로 참여해 시공 중인 ‘주문진~속초간 고속도로공사 제4공구’ 현장은 기초적인 저감시설도 갖추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 오염에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이 현장은 취재진이 지난달 24일 환경관련 미흡한 사항에 대해 지적을 했었으나 단순하게 지적한 부분만 조치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 하는 식의 얄팍한 모습을 보여줘 환경지적은 ‘소귀에 경 읽기’가 되어 버렸다.

 

지난 24일 현재 토사 운반 공사차량은 진·출입구에 비산먼지발생억제 시설인 세륜기 등이 설치하지 않아 바퀴에 묻은 흙을 고스란히 도로에 유출하고 있다.

 

 

▲도로에 토사가 심각하게 유출, 도로가 훼손된 상태로 비산먼지발생이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약 200여m에 이르는 포장도로는 유출된 흙으로 인해 바닥이 보이질 않을 정도로 심각했으며, 이를 제거하기 위해 운행하는 살수차는 도로에 흡착돼 버린 흙을 제거하기엔 역부족인 상태여서 오히려 도로는 흙탕물도로로 변해 버리고 말았다.

 

또한 한 여름 날씨를 방불케 하는 무더운 기온에 도로노면에 흙탕물은 금새 말라 차량이 오갈 때마다 흙먼지 발생이 극심했으나 살수차량 운행은 간헐적이라 ‘요식 행위’란 의심마저 받을 형편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현장 진·출입로에 토사가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저감시설인 그 흔한 보온덮개 등도 포설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했으며, 이를 지적한 취재진에게 협력사인 두루토건 관계자는 “공사현장 내라 세륜기를 설치할 필요가 없으며, 그래서 살수차를 운행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오히려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설상가상, 취재진이 1시간가량 현장을 지켜본 결과 토사운반 차량은 아예 덮개를 개방한 채, 그것도 적재함 보다 최고 약 60cm 가량 높게 토사를 싣고 있어 뒤 따르고 있는 일반 차량들이 떨어지는 흙 등으로 인해 안전사고 위험마저 도사리고 있는 상태다.

 

물론 이 지적에 대해서도 두루토건 관계자는 “공사현장 내라 괜찮다”는 말로만 일관해 버려 오히려 취재진을 당혹케 했으며, 더 이상의 지적은 불필요한 것으로 판단해 감리단인 한국도로공사 직원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리자 그는 현장 확인을 한 후 조치하겠다고 했다.

 

분명한 것은 토사가 심각하게 유출된 포장도로는 공사현장 차량 이외에 일반인들의 차량, 경운기 등이 운행하고 있는 도로이며, 이 같은 현장의 무책임한 행위로 인해 그 피해가 도로이용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특히 인근에는 대형하천이 있다는 점을 망각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게다가 적재함에 실려 있는 토사 상부에는 거대한 폐콘크리트가 노출돼 있었는데, 이는 토사 상차 작업 시 별도 분리가 가능한데도 그대로 실은 채 성토현장으로 간다는 게 쉽사리 이해가 되질 않는 즉, 부적절한 처리가 예상되는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다.

 

 

▲토사운반 차량은 아예 덮개를 개방한 채 운행, 뒤 따르는 일반차량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폐콘크리트가 실려 있어 부적절한 처리가 의심되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장 내 부지에는 분리선별하지 않은 온갖 성상의 폐기물이 저감시설도 갖추지 않은 채 보관, 취재진이 지적했던 폐기물 보관 방법이 결국 ‘소귀에 경 읽기’가 되어 버렸다. 왜냐면 지적한 곳만이 아닌 다른 장소도 찾아서 조치를 해야 하는데도 단순히 지적한 곳만 조치하는 어린아이 같은 행위를 보였기 때문이다.

 

 

 

▲저감시설도 갖추지 않은 채 온간 성상의 폐기물을 혼합 보관, 폐기물관리법이 외면됐다.

 

현행법에 따르면 건설폐기물은 가연성·불연성, 성상·종류별로 선별·분류해 바람에 흩날리거나 침출수가 발생되지 않도록 방진덮개 등 저감시설을 갖춘 곳에 보관해야 하며, 작업인력이 생활하면서 배출시키는 음료캔, 종이컵, 음식물쓰레기 등 생활계폐기물 역시 별도 보관해야 한다.

 

그러나 해당 현장은 아무런 저감시설도 갖추지 않은 채 폐플라스틱, 폐합성수지류, 폐종이류, 생활쓰레기 등을 혼합 보관하며 주변에는 폐목재, 고물 등까지 마치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면서 환경은 이미 ‘딴 나라 법’으로 전락했다.

 

더욱이 임시야적장 표지판도 설치하지 않고 다른 성상의 각종 폐기물을 분리선별도 하지 않은 채 소위 ‘내키는 대로 갖다 버리는 식’의 폐기물관리 의식을 보이면서 환경보호는 사치에 불과한 듯 환경관리 수준의 밑바닥을 그대로 보여줘 클린현장으로 가기엔 너무나 요원했다.

 

이밖에 취재진이 한 달 전에 임목폐기물 관리가 허술했음을 지적했으나 이날 역시 임목폐기물은 그 흔한 방진망 조차 상부에 설치하지 않은 채 노상에 노출, 비산먼지가 대기로 비산 중임이 예상돼 폐기물관리 허술에 따른 오염우려를 지적했던 것이 물거품이 됐다.

 

 

▲임목폐기물이 저감시설도 갖추지 않은 채 보관, 예전에 지적한 것이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이에 대해 한국도로공사 직원은 “임목폐기물을 반출하고 남은 것으로 작업이 잠시 중단한 것 뿐”이라고 해명하며 합리화하려 했으나 환경단체에서는 “요즘 같이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씨에는 폐기물을 1일 이상 야적할 시 반드시 방진덮개 등 저감시설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따라서 취재진이 지적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언론이란 공간도 역시 한정된 부분이 없지 않으므로 해당 현장은 넓은 시야를 갖고 공사구간 전반에 걸쳐 취약한 환경관리에 대해 점검해 수정할 것은 개선하는 바람직한 공사현장으로 거듭 나길 기대해 본다.

<권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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