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시골 아줌마들 자격증 취득 ‘화제’

서석 삼생정보화마을, 6명 한식조리사 자격증 취득

▲한식조리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 교육 중인 백경숙(좌)씨와 수강 중인 강원 홍천군 서석면 삼생정보화마을 아줌마들(사진=홍천군청 제공)

 

강원 홍천군의 한 시골마을 아줌마(?)들이 대거 자격증을 취득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바로 주인공은 홍천군 서석면 삼생정보화마을 주민인 주영자씨를 비롯한 5명의 시골 아낙들.

 

여름엔 오이와 고추를 따고, 가을엔 벼를 베고 수확을 하던 이들 시골 아낙네들은 지난해 가을부터 마을정보화센터에 삼삼오오 모여 공부삼매경에 빠졌다.

 

더욱이 콩을 꺾다가, 들깨를 털다가도 수업시간만 되면 교재와 필기구를 들고 미처 머리에 앉은 깍지도 털지 못하고 공부를 하러 달려왔다.

 

왜냐면 홍천군이 추진하는 ‘향토음식 개발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삼생정보화마을에 개설한 한식조리사 자격증 취득 교육과정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처음엔 삭시토신, 솔라닌, 엔트로도톡신 등 각종 식중독균의 이름과 아밀라아제, 리타아제 별별 효소와 아우라민, 롱가릿 등의 유해 화학첨가물도 외워야 하고 난생 처음 듣는 용어들이 너무 어렵다고 하소연도 했다.

 

하지만 수험생처럼 빽빽이 노트를 정리하고, 오이박스를 붙이던 테이프로 핵심노트를 만들어 공부하던 열정이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필기와 실기시험까지 모두 마치고 총 6명이 한식조리사자격증을 손에 쥐게 된 것이다.

 

삼생정보화마을 관리자 백경숙(48세)씨는 주민들 사진을 손수 찍어 접수하고, 기출 문제 요약본도 만들고, 컴퓨터 교육 외에 조리사시험 강의까지 도맡았다. 그런 그가 요즘 대거 합격의 기쁨을 누릴 여유도 없이 소문을 듣고 찾아온 이웃마을 주민들까지 강의하느라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백씨는 “밝고 건강하게 남을 배려하는 사람으로, 생명을 가진 것들의 소중함을 알고 자라난 아이들에게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고향을 만들어 준 것이 기쁘다”며 “굳어진 손으로 컴퓨터와 자격증 공부를 하고 복습하며 활용하는 주민들을 보면 힘을 얻게 된다. 이번 자격증 취득은 나에게 가장 큰 선물이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권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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