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숏크리트 폐기물관리 ‘빨간불’..오염․부실시공 우려 목소리 높아

담양~성산간 88고속도로 11공구, 발파암에 숏크리트 투성 및 생산한 천연골재에도 섞여

▲발파암에 건설폐기물인 숏크리트가 혼입돼 있는 등 폐기물관리법이 외면됐다.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하고 대우건설이 시공 중인 ‘담양~성산간 88고속도로 확장 공사 11공구’ 현장에서 건설폐기물인 숏크리트 반발재(버력 포함)를 발파암에 혼입하는 등 폐기물관리법은 ‘딴 나라 법’으로 전락돼 곱지 않은 혹자들의 지탄이다.

 

게다가 노출 및 널브러져 있는 숏크리트 반발재는 조금만 신경을 써서 눈여겨보았다면 어느 정도 수거가 가능한데도 방치하고 있는 등 폐기물관리 의식 부재의 밑바닥을 보여줘 안타까움과 충격을 더해 주고 있다.

 

 

 

 

 

▲가야1터널 앞 노상에 널려 있는 숏크리트

 

환경부에 따르면 숏크리트는 급결경화재, 시멘트(ph수치 14가 넘은 강알칼리 급결제가 포함한 독극물), 골재, 강섬유제(철심) 등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건설폐기물 중 건설폐재류(폐콘크리트)에 해당돼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적정 보관 등 건설폐기물 처리기준에 적합하게 처리해야 한다.

 

또한 터널 발파·굴착시 발생되는 자연 상태의 토석이라 하더라도 폐콘크리트, 숏크리트 등 건설폐기물과 혼합되어 발생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발파암 속에 혼입돼 있는 숏크리트(원안)

 

그러나 지난 19일 현재 가야1터널 인근에 야적 중인 발파암(토석 포함)에는 다양한 크기의 숏크리트 반발재가 다량 혼입돼 노출돼 있거나 나보란 듯이 나뒹굴고 있는 등 숏크리트 관리부재의 심각성이 위험수위를 넘어서면서 폐기물관리법이 외면됐다.

 

더욱이 가야1터널 바로 앞 노상에는 발에 밟히는 게 숏크리트 일 정도로 널브러져 있어 눈에 확연하게 뜨이는데도 아직까지 방치하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발파암 속에 혼입돼 있는 성인 몸통 만 한 크기의 숏크리트(원안)

 

심지어 성인 몸통 크기 만 한 거대한 숏크리트 반발재가 발파암 속에 묻혀 노출돼 있어 충분하게 발견 가능한데도 그대로 더 두고 있다는 자체가 숏크리트 관리 부실을 스스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이 같이 숏크리트가 섞인 발파암을 천연골재 생산 및 성토재 등으로 사용될 우려가 기우는 아닐 것이란 게 주변의 지배적인 중론이며, 숏크리트의 부적절한 처리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일례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발파암을 파쇄·분쇄해 생산한 천연골재에서 불과 10초 만에 여러 개의 숏크리트(원안)를 발견했다.

 

본 기자 역시 취재 당시에 만난 시공사 관계자에게 이러한 사실을 지적하지 않았더라면 그대로 성토재 등으로 유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기실 생산한 천연골재에 숏크리트가 섞여 있는 것을 이 관계자와 확인했다.

 

 

▲숏크리트가 발파암 표면에 노출돼 있다.

 

이처럼 어렵지 않게 발견되고 있는 숏크리트 반발재를 현장 순찰 등을 통해 약간의 신경만 기울였다면 충분하게 골라 낼 수 있을 법한데도 그대로 존치시켜 놓고 있는 모습에서 해당 현장에서의 안일한 숏크리트 폐기물관리를 엿볼 수가 있었다.

 

또한 발파암 표면에서 숏크리트가 다량 발견되는 점으로 미뤄 속안의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충분히 짐작 가능케 했으며, 숏크리트를 일일이 골라내기엔 역부족인 상태여서 결국 숏크리트가 섞인 상당량의 발파암을 건설폐기물로 처리가 불가피해 보였다.

 

이와 관련 건설업계 관계자는“얼핏 봐도 눈에 띄는 숏크리트를 골라내지 않고 있다는 것은 폐기물관리가 허술하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 셈”이라며 “이 같은 현상은 관계자들이 차량을 타고 현장을 둘러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므로 고생스럽고 힘이 들더라도 발품을 팔아 현장을 둘러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발파암 속에 혼입돼 있는 숏크리트

 

터널 굴착과정에서 발생한 발파암 등에 숏크리트가 섞이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나 발파암 등에 섞여 노상에 노출돼 있는 숏크리트는 현장 순찰 등의 과정을 통해 조금만 신경을 기울였다면 얼마든지 선별해 수거가 가능한데도 방치하고 있는 자체가 현장관리의 허술함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그리고 숏크리트(버력 포함)가 혼입된 발파암은 비가 올 경우 시멘트 성분의 침출수가 발생, 하부로 스며들거나 외부로 유출될 경우 2차 토양 및 수질오염이 우려되므로 가변배수로 및 침사지를 설치해야 한다는 것을 항상 잊어서는 안 된다.

 

아울러 숏크리트, 폐콘크리트, 숏버력 등의 건설폐재류가 섞인 일반 토석의 경우라도 건설폐기물로 처리해야 한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고 최대한 혼입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 같은 문제 때문에 대부분의 공사현장은 아예 숏크리트 타설 공사 진행 전에 바닥에 천막 등을 깔아 토석에 섞이는 것을 방지하고, 틈틈이 발파암에 섞인 숏크리트를 골라내 숏버력과 함께 폐기물중간처리업체에 위탁 처리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숏크리트의 부적정한 처리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선 천연골재에 숏크리트가 발견되면 안 될 것”이라며 “생산한 천연골재에 숏크리트가 다량 섞여 있다면 숏크리트의 부적정한 처리 의심을 받을 만하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만일 발파암에 섞인 숏크리트를 골라내지 않은 상태에서 그대로 천연골재 생산에 사용된다면 불량골재가 발생할 가능성은 너무도 당연해 공사시방서에 명시한 골재 기준(강도)을 충족하지 못해 부실시공 우려도 있다는 게 토목전문가들의 충고다.

 

한 토목전문가는 “숏크리트가 섞인 토석 및 천연골재를 성토재 등으로 사용할 경우 당장은 아니더라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강섬유가 부식돼 불규칙적인 침하로 인한 도로노반 균열 등 부실공사마저 우려된다”고 조심스런 진단을 내놓았다.

 

결국 야적 중인 천연골재에 숏크리트가 섞여 있어 품질불량 골재에 가까워 그대로 공사시방서에 명시한 곳에 천연골재 용도로 사용할 경우 골재 기준(강도)을 충족하지 못해 견실시공을 담보할 수 없다.

 

환경 전문가는 숏크리트가 섞인 골재를 성토재 등으로 사용할 경우 시멘트 성분 등과 토양에 섞여 있는 강철심이 오랜 기간 동안 분해되지 않고 녹물을 발생, 심각한 지하수 오염도 초래할 수 있다고 충고하고 있다.

 

시공사 관계자는 숏크리트가 섞인 토석과 숏크리트 버력을 전량 회수해 건설폐기물로 처리하겠다고 밝혔지만 생산한 천연골재에 숏크리트가 섞여 있는 점에 비춰보면 전혀 신뢰가 가지 않고 있다. 발주처인 한국도로공사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그 막대한 건설폐기물 처리비용을 부담할지가 의문이 가는 것도 그 이유다. 

 

▲야적 중인 골재에 방진덮개 등 저감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다.

 

이밖에 야적 물질은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제58조 별표 14에 의해 방진덮개를 덮어야 하는데도 해당 현장은 발파암은 물론 막대한 량의 골재를 야적하면서도 방진덮개조차 설치하지 않고 있어 비산먼지 발생이 예상돼 대기오염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태다.

 

더욱이 야적 물질의 함수율은 항상 7~10%를 유지할 수 있도록 살수시설 설치 및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도 이 역시 지켜지지 않고 있어 비산먼지 발생으로 인한 대기환경 오염을 가중시키고 있다.

 

 

▲저감시설도 갖추지 않은 채 폐기물을 보관 중인 모습

 

이와 함께 저감시설도 갖추지 않은 채 폐기물을 보관 중이거나 오폐수처리시설의 슬러지 보관소 상부에 지붕 등 비가림 시설을 설치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시공사는 올바른 환경마인드를 갖고 폐기물관리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공사를 진행하고, 발주자인 한국도로공사, 감리사 등은 지속적인 관리감독으로 자원낭비와 공사비 누수를 막아 견실한 도로건설은 물론 폐기물의 부적정한 처리를 사전에 차단해야 할 것이라고 혹자들은 바라고 있다.

<권혁경 기동취재부장>

 

환경경찰신문 http://www.environnews.co.kr/ylife/ynews_view.php?code=LF04&pid=54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