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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건설 통풍방해 피해 배상결정

은쉬리 2012. 2. 27. 13:33

골프장 건설시 성토로 인한 통풍방해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결정이 나왔다.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골프장 조성에 따른 통풍방해로 인한 과수 피해 배상을 요구한 환경분쟁 사건에 대해 그 피해를 인정, 골프장 사업자가 2천100만 원을 배상하도록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사건은 경기도 여주군 가남면에서 복숭아를 재배하는 한 농민(신청인)이 인접해 있는 A리조트(피신청인)가 골프장을 조성하면서 골프장의 부지 경계부 일원을 높게 성토함으로써 통풍방해를 받아 과수 피해를 입었다며 피신청인을 상대로 1억2천500만 원의 피해 배상을 요구한 사건이다.

 

▲골프장 부지 성토 구간과 과수원 북서쪽면.

 

신청인의 과수원은 중앙부의 표고가 주변부보다 10m 정도 높은 둔덕(마운드) 형태의 사각형 부지이며, 골프장 개발 전에는 과수원의 사방이 농경지와 경사가 완만한 산지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러나 2008년 4월부터 2009년 10월까지 골프장을 조성하면서 과수원 북서쪽의 골프장 부지 경계부를 높게 성토(최대 12m)함으로써 골프장 부지 경계부의 표고가 과수원 북서쪽 연단의 표고보다 훨씬 높아지게 됐고 이로 인해 골프장과 과수원이 20∼30m 폭의 농경지를 사이에 두고 골짜기 모양의 지형을 형성하게 된 것.

 

현지조사와 자문을 한 과수전문가 및 통풍전문가는 “골짜기가 형성되는 등 지형이 변화된 상태에서 북풍이 불 경우 과수원 북서쪽의 연단 부근에 기류의 정체현상이 심하게 발생될 수 있고, 냉기류가 정체하면서 과수가 동해(凍害)를 입어 고사하는 등의 피해가 발생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피해 발생지역의 지형 특성 상 기류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과수에 대한 통풍 피해가 발생될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 외에도 과수원 북서쪽 사면의 복숭아나무들에서 동해의 전형적인 피해 증상인 주간부 파열 현상이 관찰된 점을 주목했다.

 

또한 통풍방해 피해가 발생된 과수원 북서쪽 사면의 과수목 고사 주수에 비해 기류 정체현상이 골프장 개발과 무관해 통풍방해 피해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 과수원 동쪽 사면의 과수목 고사 주수가 훨씬 적다는 점 등을 토대로 골프장 조성 시 부지 성토로 인한 통풍방해가 과수목의 고사와 수확량 감소에 영향을 주었을 개연성을 인정했다.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통풍방해를 유발할 수 있는 유사한 사업 시행 시에는 사업계획 입안단계부터 과수원과 충분한 이격거리 확보, 지형 변화 최소화, 사후 피해 우려 농경지 매입 등의 대책이 사전에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