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기사

춘천 온의교 강원건설, 폐기물관리법 수준 이하 ‘충격’

은쉬리 2013. 10. 8. 00:58

현장 관계자 임시 유용한 토사에 폐기물 섞인 것 알고 있다. 나중에 퍼내 외부로 반출시 골라내면 된다

평탄작업 전 임시 사용하기 위한 토사에 섞여 있는 호안블럭 등 폐기물

 

강원 춘천시가 발주하고 강원건설이 시공 중인 춘천 온의교 가설공사현장은 폐기물을 현장 내에 임시 사용하는 등 현행 폐기물관리법이 무시돼 충격을 주고 있어 관련 기관의 지도 단속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4()한국자연경관보전회 환경감시단과 해당 현장을 방문해 지켜본 결과 하천 법면 등을 철거하면서 발생한 콘크리트 구조물인 호안블럭이 토사에 섞이고 있었으나 그대로 교각 옆 부지에 야적 중이였다.

 

게다가 호안블럭이 토사 더미 외부로 노출돼 있었으나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 위에 또다시 호안블럭이 섞인 토사를 야적했으며, 보온덮개 등 이물질이 섞이며 묻히는 게 당연하게 이뤄졌다.

 

 

 

임시 사용하기 위한 토사에 폐기물이 섞여 있다

 

그리고 지난 7일 현재 다시 찾은 해당 현장에선 문제의 토사 더미는 평탄작업이 이뤄진 채 옆면 및 상부에 호안블럭이 묻혀 있거나 노출돼 있는 상태였다. 만일 그대로 본선 라인 성토재로 사용될 경우 장기적인 관점에선 문제의 심각성이 매우 클 것이다.

 

이에 대해 현장 관계자는 전화통화를 통해 임시 사용한 토사에 호안블럭이 섞인 걸 알고 있다. 어차피 나중에 자갈로 되메우기 할 때 전량 퍼내 폐기물을 골라내면 되기 때문에 상관없다고 해명해 폐기물관리법의 기본적인 상식을 모르는 것 같아 취재진을 충격에 빠뜨렸다.

 

그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낼 모레 크레인이 들어오기 전에 지금 그거(호안블럭) 고르고 뭐하고 해봐야 어차피 다시 정리를 해야 하니까 그래서 지금 그대로 사용한 것이라며 나중에 호안블럭 등 폐기물을 골라내는 사진을 보내 주겠다고 대수롭지 않게 해명을 내놨다.

 

이에 취재진이 임시 사용한 토사라 하더라도 호안블럭 등 폐기물을 골라내는 게 당연하다라고 말하자 그는 그래야 되는데 지금 태풍이 올라온다고 그러고 당장 빔을 거치해야 되는데 그게 바로 시간을 두고 여유 있게 할 수 있는 일이 못된다. 그래서 급하게 움직이는 거니까 양해 좀 부탁한다고 선처를 바랬다.

 

그러나 환경감시단은 토사에 폐기물이 섞인 것을 뻔히 알면서도 현장 내에 임시 유용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한 처리를 의심받게 되는 것이라며 폐기물이 섞인 토사가 그대로 다른 곳에 사용될 우려가 결코 기우는 아니므로 폐기물이 보이는 대로 골라내는 것이 원칙이라고 충고했다.

 

폐기물이 섞인 것을 몰랐다면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이를 알면서 차후에 골라내면 된다라고 생각한 것 자체가 수준 이하의 환경의식을 드러내 보인 것이라며 폐기물은 중간처리시설을 통해 중간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고는 재활용 할 수 없기 때문에 어떠한 변명으로도 이를 정당화 할 수는 없다라고 못 박았다.

 

이어 현장 여건 사정상의 이유로 편의주의적 공사 진행은 관련법 제정 취지를 무색케 하는 엄청난 이기심의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어쨌든 옛말에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이란 말이 있고 이 두말을 합친 사자성어가 과전이하(瓜田李下)’이며, 이 말은 오이밭에서는 신발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을 바로잡지 말아야 한다는 뜻으로 즉, 쓸데없이 의심 살 만한 행동을 하지 말라는 것으로 해당 현장은 호안블럭 등 폐기물을 골라냈어야 했다는 말이다.

 

 

 

하천 부지 내에 방치돼 있는 레미콘 잔재물.

 

이처럼 폐기물관리 의식이 밑바닥 수준을 맴돌고 있다보니 지난 4일 현재 현장 내 하천부지 교각 하부에는 레미콘 잔재물을 수거하지 않은 채 방치하고 있어 자칫 그대로 토사에 묻힐 판이다펌프카로 레미콘 타설시 바닥에 비닐 등 불투수성 재질을 아예 깔지 않고 작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하천 물이 흐르는 곳과 불과 3~4m 떨어진 곳에 저감시설도 갖추지 않고 보관 중인 엔진오일 용기

 

특히 인체와 환경에 매우 위해한 기름성분이 함유된 지정폐기물인 엔진오일 용기의 경우 토양 등 2차오염 방지를 위해 바닥이 포장되고 빗물이 유입되지 않도록 옆면이 막힌 곳에 보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난 7일 현재에도 내용물이 가득 찬 엔진오일 용기를 저감시설도 갖추지 않고 보관 중이다.

 

그것도 입구를 개폐하지 않아 빗물 유입이 불가피한 가운데 자칫 넘어지기라도 할 경우엔 토양은 물론 바로 앞 3~4m 떨어진 북한강 지류 하천 수질오염의 개연성이 매우 컸다. 물론 폭우가 내리면 엔진오일 용기를 보관 중인 곳도 물에 잠긴다.

 

추락 및 전락 방지용 그물망 등 안전시설도 없는 상태에서 안전모조차 착용하지 않고 작업 중인 모습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라 지난 7일 현재 교각 상부에서 작업 중인 근로자들은 가장 기본적인 현장 안전수칙인 안전모 착용은커녕 안전로프 등 안전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있었다. 더구나 추락 및 전락을 대비한 그물망조차 설치하지 않은 상태여서 결코 추락사고 안전지대가 아님을 여실히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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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사에 섞여 있는 폐콘크리트, 호안블럭, 자갈콘크리트 등 폐기물

 

한편 해당 현장 인근의 하천 변 둑을 따라 약 200m 구간에 야적한 토사에는 폐콘크리트, 폐벽돌, 호안블럭, 자갈콘크리트 등 다양한 크기의 폐기물이 다량 섞여 있는 상태로 토사를 반출한 곳에서 역시 폐기물관리가 엉망인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또한 자칫 그대로 사용할 경우 공간 발생, 침하 등 장기적인 관점에선 부실시공이 우려되고 있으므로 관할 지자체는 토사를 어디서 반입해 왔는지 여부를 밝혀 폐기물관리 부실 책임을 묻고 부실시공을 사전에 차단해야 할 것이다.

<권혁경 기동취재 부장>

 

환경경찰신문 http://www.environnews.co.kr/ylife/ynews_view.php?code=LF03&pid=77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