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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고려인 구전민요 아리랑 체계화

은쉬리 2010. 1. 6. 19:49

 

‘러시아 고려인 아리랑 연구’ 책자 표지

 

정선아리랑문화재단, ‘러시아 고려인 아리랑 연구’ 발간

 

러시아 극동지역의 ‘고려인’이 부르는 아리랑을 집대성한 ‘러시아 고려인 아리랑 연구’가 발간됐다.

 

(재)정선아리랑문화재단이 펴낸 이 책은 정선아리랑연구소 진용선 소장(문화체육관광부 아리랑세계화추진위원)이 지난 1990년대 초반부터 최근까지 러시아 극동지방 연해주는 물론 사할린의 고려인 1, 2, 3세대로부터 채록하고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저술한 양장본 430p 분량이다.

 

고려인 아리랑 연구서로는 국내 최초 발간된 이 책은 러시아 아리랑 선행연구 현황과 우리 민족의 러시아 극동지역 이주역사, 소인예술단과 아리랑의 전승, 아리랑의 시대 구분, 고려인 아리랑의 양상과 갈래, 아리랑에 대한 인식, 아리랑의 장르 확산, 아리랑이 갖는 사회적 의미 등 7장과 화보, 채록 자료, 문헌자료를 수록했다.

 

이 책에는 우리 민족이 1800년대 후반부터 러시아 땅에 이주하기 시작해 고려인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면서 혁명과 내전, 스탈린에 의한 강제이주와 탄압,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의 연해주 재이주 등 수난을 거치며 현재까지 전승되는 아리랑을 전통민요, 대중가요, 자생민요로 구분해 특징과 전승 기반, 양상을 조명하고 있다.

 

또 고려인들 스스로가 다른 민족과 구분 짓는 노래라고 규정하는 아리랑이 어떤 변화와 발전의 과정을 거쳐 성장했고 어떤 장르에 영향을 주었으며 고려인들에게 어떠한 의미와 사회적 기능을 갖는가 하는 문제를 채록 자료와 설문조사 등 10여년이 넘게 조사한 폭넓은 예증 자료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이와 함께 중앙아시아로의 강제이주 이전까지 아리랑의 전승 매체 역할을 한 선봉 신문 등의 언론과 블라디보스토크를 중심으로 한 소인예술단, 1950년대 초 사할린을 중심으로 활동한 고려악단 등의 소인예술단의 활동과 아리랑 레퍼토리 등을 자세하게 정리해 이들이 고려인 아리랑의 전승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를 밝히고 있다.

 

특히 부록으로 실린 채록 자료 편에는 진용선 소장이 그동안 연해주와 하바롭스크주, 사할린주 등지에서 고려인 1,2,3세대를 대상으로 채록한 15종의 아리랑 1백여 수를 가창자 정보와 함께 실었다.

 

또한 문헌자료 편에서는 1950년대 사할린을 중심으로 활동한 소인예술단인 고려악단의 아리랑 대본과 낭독본, 고려인의 문헌 속에서 찾은 아리랑 가사를 수록했다.

 

게다가 부록과 함께 화보로 담은 고려인들의 옛 모습이 담긴 사진과 엽서 등은 러시아 고려인 아리랑의 기록 자료로도 손색이 없다.

 

정선아리랑문화재단 관계자는 “고려인들은 고난의 역사를 거치는 동안 시름과 눈물을 민요 아리랑에 담아 표현해 왔다”며 “따라서 이 책은 아리랑이 고려인의 이상과 정체성에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연구서로 평가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재)정선아리랑문화재단은 3년차 사업으로 해외동포 아리랑을 집대성하고 있으며, 지난 2008년에 1권으로 ‘중국 조선족 아리랑 연구’를 발간한데 이어 올해 일본 재일동포들의 아리랑을 조사해 연구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김진수 기자>

 

http://www.hksn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27256